어느 연구회 모임이 끝난 뒤, 뒷풀이자리 한 교수님께서 요즘 "나꼼수 듣냐?"라는 말씀으로 대화를 여셨다. 그때만하더라도 팟캐스트란 미디어의 존재를 모르고 있을 때라 "나꼼수"가 뭐에요,란 다소 유행에 뒤떨어진 질문에, 요즘 이거 안들으면 왕따된다는 프로그램인데 정말 모르냐?는 농으로 답하셨다.  예전에 정치라는 단어만 꺼내도고개부터 절레절레 흔들던 아이들이 나꼼수 방송이후 눈을 반짝반짝 거리며 정치에 대해 토론하고 공부한다며, 긍정적 반응과 편파방송에 대한 우려도 함께 표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어느 모임에가도 중심화제가 되었던 프로그램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담겨있는 이 책이 반가웠다.  하지만  방송에서 "씨**"란 욕을 쓰지만 거부감이 들지않았던, 속에 꾹꾹 담아두었던 가카에 대한 불만을 대신 터트려주고, 우리가 내야 할 화를 대신 내주었던 그들의 비아인드 스토리에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담겨있었다.  

 거대 정부가 겨우 3명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편파적이란 이유로 그들을 대상으로 공격하고, 소송하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모습은 어느덧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져간다. 기억에서 사라져간다는 것은 정치에 대해 다시 무감각해진다는 말과 같다. 조금씩 상처를 회복해가는 모습에 안도하지만, 이젠 왠만한 이슈가 아니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내 모습을 보게된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져달란 메세지를 전하는 듯했다.

 3인방의 여과되지 않은 거친말투를 그래도 옮겨 놓은 이 책은 의도했건 의도하지않았건, 말 한마디에 온 국민이 귀를 쫑긋 세웠던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낸다. 저자는 그 어떤 것도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서술할 뿐이다.  어떻게, 얼만큼 달라졌는지에 대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오롯이 독자의 몫으로 남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