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식도락 여행을 젊은 나이게 할 수 있는 행운을 맛보았을니까요. 스스로 만든 행운이긴 하지만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이 책에는 시각을 자극하는 원색적인 음식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전문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이 아니기에 색감이며 구도에 세련된 느낌은 없지만 여느 요리책보다 식욕을 자극하는 것은 여행지에서 만난 음식에 대한 생생한 느낌을 적어놓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아주 오래전 친척의 강요(로)로 정말 싫어하는 불가리아 요거트에 잘게 채 썬 오이를 섞은 '스네잔카 샐러드' 를 먹었던 기억도 에세이를 읽으며 다시 한 번 맛보면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가는, 키릴 문자를 끙끙거리며 배웠던 에피소드며, 귀구길에 사왔다는 샤레나 솔 같은 천연재료에 대한 이야기 등, 기억에 남는 자신만의 여행기억을 삽화로 그려놓았습니다.  특히 벨리즈라는 생소한 곳의 음식을 소개해 신선함이 느껴지고, 더구나 주말마다 즐겨보는 ebs <세계테마기행>에 출연하여 여행을 떠나게 됐다는 계기가 눈길을 끕니다.  벨리즈는 멕시코와 콰테말라 사이게 자리잡고 있는 작은 나라이지만, 무엇보다 풍부한 감정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제대로 놀 줄 아는 사람들이 가득한 곳이란 설명에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국가에서 먹는 라이스 앤 빈스도 더 특별해 보이는 것은 작가의 특별한 경험때문이란 생각도 들구요.     여하튼  대형 출판사의 정형화된, 기술적인 편집이 아니기에 더 정감가는 이 책은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