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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정원에서

이 책은 우와, 이런 음식이! 라는 말로 모든 것이 표현된다. 더더군다나 금기된 음식이라니! 참으로 구미가 저절로 당기는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한 입 맛보고 싶었던 음식들도 있었고-이 책에는 이 책에 소개된 음식들의 조리법이 모두 나와있다. 그러나, 난 여기에 나오는 음식 재료가 뭔지를 잘 모르겠다. 흑흑-, 왜 이런걸 먹는지 알 수 없는 음식들도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것들은 금기시된 당시 사회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고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역사와 사회 정치 등을 막론하고 모든 것을 융합하여 왜 금기의 음식이 금기가 되었는가를 매우 효과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그리고 그런 이야기가 통쾌하게 다가온다.-

특이하게도 ㄱ~ㅎ 로 음식이름의 순서를 나열한 것이 아닌, 7가지 죄로 음식들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음? 이게 말이 돼! 라면서 어리둥절해 지는 이유를 근거로 하는 음식들도 많다. 참, 재미있다고 해야 할지… 하지만 매우 진지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이 책의 저자이자 미식가인 스튜어트 리 앨런을 따라 세계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어떠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 책이 단순히 음식 나열에서 끝났다면, 내가 끝까지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런 음식이! 이것이 바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우와, 이런 음식이!!!

색욕, 폭식, 오만, 나태, 탐욕, 불경, 분노 이렇게 7가지 대죄라는 테마를 나누어 각각의 주제와 맞는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양이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하기는 힘들 것 같다. 그냥 조금만 맛보기로 말해 준다면, 색욕에는 초콜렛이 있고 폭식에는 오터런, 오만에는 기니피그, 나태에는 감자, 탐욕에는 돼지요리, 불경에는 개고기, 분노에는 푸와그라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이 안에는 오랜 역사를 담고 있는 식인 행위에 관한 것이나 각각의 문화권에 시대에 따른 사람들의 패러다임에 따라 음식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그 모습이 꽤나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다. 우리 역시 그러한 음식이 상징되는 패러다임 속에서 또는 음식이 반영하는 세계 속에서 살고 있는데도 말이다.

내가 정말 말하고 싶고, 작가가 말하는 여덟번째 죄이자, 음식에 관한 모든 원죄는 바로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다면, 맛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어떠한 것이 금기시 되기 때문에 그것이 매력적인 것이다. 사람들은 힘든 것을 싫어하고 아픈 것도 비위가 상하는 것도 싫어하지만 또 그것이 정말 소수에게 용인되는 것이라고 하면, 또 그것을 하고 싶어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참으로 모순적이지만 그게 인간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어떠한 금기를 어길 때, 그것을 어김으로써 더 큰 쾌락을 느낀다. 그리고 그 금기에 대한 보복을 알면서도 그 금기를 어기고 만다. 하지만 그런 금기를 어기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감히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에서 나도 이것을 할 수 있다!로 변하는 것이다. 많은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겠지만 금기는 한 번쯤 무시하고 범하고 싶은 바다다. 마치 눈이 오고 난 아침, 누구도 밟지 않은 흰 눈에 내 발자국을 남기듯이 말이다. 그것을 누군가는 호기심이라고도 하고 모험심이라고도 한다. 누군가에게 피해가 되지 않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그러한 자신만의 세계에서 만들어낸 금기를 깨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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