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어쩌면 내가 꿈꾸는,

혹은 내가 걱정할 수도 있을 미래와 비슷한 풍경일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나이가 더 들고 다른 것들을 손에서 놓고 싶어질 때,

그동안 쌓은 것들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겠지.

그때에는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 할 수 있게 되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단순히 놀면서 돈 쓰는 것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즐거운 일,

그런 일을 찾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그 날만 바라며 오늘을 꾹 참는 그런 슬픈 일은 하지 말아야지.

'내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 책을 내 돈으로 직접 사서 읽었고, 또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래서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작가님께서 독자들에게 "배고파"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맛있는 책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쓰신 책인만큼 정말 맛있는 음식들이 책 중간 중간에 등장한다.

제목의 베이컨 샌드위치부터 하늘베이커리의 빵들, 목장의 치즈, 고원에서 나는

신선한 채소로 만든 여러가지 특별한 음식들이 군침을 삼키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글을 읽으며 '먹고싶다.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두번째이고,

그냥 마음이 따뜻해졌다고나 할까.

비록 일류 호텔의 셰프가 만들어 준 특급 요리는 아니지만, 나호가 만드는 음식들은

하나같이 누군가를 위한 마음이 가득했기에 더 그러지 않았을까.

자신을 늘 도와주었던 고원 사람들을 위해, 마음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만들었을 그 음식이 너무 따뜻했고 맛있어 보였다.

나호에게는 비밀스러운 아픔이 있었지만, 그런것들을 묻혀버릴 정도로 난 그녀가 부러웠다.

내가 지금 꿈꾸는 일을 그녀가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일에서 찾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만의 작은 공간에서 내가 만들고 싶은 요리를 생각하고 또 만드는 기쁨.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즐거움이다.

딱 내 상상의 모습이다.

스토리 중간 중간 고민하고 갈등이 있는 고원 사람들이 등장한다.

도시와 떨어져 다시 도시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여성, 딸과 오래 전 헤어져 딸을 그리워하는 아버지,

스스로의 한계를 느끼고 꿈을 위해 더 노력하러 먼 길을 떠나는 부부 등

모두 공감되는 등장인물들이 나왔다.

그들에게 힘을 준 건 단순히 이야기를 들어 준

나호와 그녀가 만들어 준 따뜻한 마음이 담긴 음식이었다. 

비록 서툴고, 간단한 음식이었지만 그들에게 필요했던 건

그저 들어줄 상대와 위로였으니 그걸로 그들에게는 충분했을 것이다.

그들의 고민이 바람처럼 언젠가는 지나가길 바라며 ....

마지막으로 딱 한마디,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한 사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