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비스틀리>는 2011년 3월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우리네 정서로는 좀 진한 얼굴의 주인공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영화를 직접 본다면 또다른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영화로 만들어지는 소설들은 항상 조금 더 흥미를 끌기 마련인데, 이 책을 읽고나면 왜 헐리우드에서 이 영화를 영화로 만들었는가에 대해 아마도 수긍이 갈지도 모를 일이다. 어린 시절 동화로 읽으며 한번쯤 상상해보던 바로 그 <미녀와 야수>와 꼭 같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조금 다른 점이라면 배경이 현대의 미국사회라는 것뿐일까. 부유하고, 인기있고, 잘생기고, 마치 현대의 왕자와 같은 남자주인공이 마녀의 저주를 받아 잘생긴 외모를 잃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단지 외모만이 달라진다고 해서 뭐 그렇게 크게 달라질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볼수 있겠는데, 사실 조금 더 생각해 본다면 외모라는 것이 그저 그 사람의 첫인상만 좌우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외모지상주의처럼 성형이 일반화되는 시대로 얼굴의 중요성이 일반인보다 더 크게 좌우되는 연예인들마저 방송에서 성형을 떳떳하게 밝히는데다, 연예인이 아니더라도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더 잘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대접을 받기도 하는 미남미녀가 주변에 있다면 더욱 더 절실히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그 사람에 대해 잘 알만한 시간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외모로 그 사람을 판단한 적이 한번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시대인 것이다.

 

책의 주인공은 자신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던 모든 것들이 단지 외모가 달라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완전히 달라지는 남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나 외모가 자신의 자랑이었던 남주인공은 더욱 그 참담함의 크기가 남달랐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바닥을 쳐야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말처럼 남들이 떠받들어주던 것이 모래위의 성처럼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부터 그의 새로운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물론, 여주인공이 없이도 자신의 내면을 새롭게 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 해피엔딩으로 갈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결말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소설이다보니 독자들의 만족도를 위해 미녀의 감금이 이어지는데 문득 이런 의문이 생긴다. 외모가 최고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내면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영원히 만족할 수 있게 되는 것일까? 착한 마녀가 이전의 미모를 돌려준다는 결말이 항상 함께 한다는 것은 결국 그렇지 않다는 교훈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