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의 '몽유도원도'는 삼국사기의 '도미전'에서 그 소재를 얻어왔다고 한다. 서기 469년 백제 21대 왕이었던 개로왕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로왕은 17살이 어린나이에 왕에 오르게 되는데 그의 원래 이름은 여경이었다. 왕에 오른지 3년이 지났을 무렵 어느날 낮잠에 든 왕 여경이 짧은 꿈을 꾸게된다. 꿈 속에서 절세 미인을 만나게 되는데 이 여인은 하늘에서 내려온 여인으로 자나깨나 잊을 수 없었다한다. 여경은 화공을 불러 꿈속에서 보았던 여인의 그림을 그리게 하고 전국의 여인들중에 닮은 여인들을 왕궁으로 불러들여 관계를 맺곤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황음과 무도는 하늘을 움직여 해마저 사라지게하는 변고를 일으키게 된다. 도미는 백제의 사람이었다. 비록 소시민이었지만 아름답고도 절행이 있어 당시 백제왕국의 사람들로부터 칭찬을 받는 여인이었다.그는 한성부근에 사는 평민이었다. 농사를 짓고 농사가 없는 때에는 사냥을 하면서 살아가는 상민이었다. 그러나 뿌리는 마한사람으로 백제의 태왕인 온조에 의해 멸망하고 원래의 토속민들은 소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는 비교적 작은 부락의 우두머리인 '읍차'였다. 그런데 그의 아내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 여인의 이름은 아랑이었다. 아랑 또한 마한으의 가장 큰 세력집단이었던 월지국의 지배자인 신지의 후예였던 것이다. 따라서 도미와 그의 아내 아랑은 벽촌에 사는 소시민이라고 삼국사기에 기록하고 있지만 그들은 나름대로 한 촌락의 우두머리급의 선민들이었던 것이다.

  백제의 개로왕은 수많은 여인을 불러 들여 취하였으나 결국 만족하지 못했으나 개로왕 여경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인은 오직 도미의 부인 아랑 한 사람 이었다. 개로왕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간신 향실은 도미의 부인을 개로왕 여경에게 알리고 이를 기회로 여겨 아랑을 취할 계교를 내어 여경과 아랑을 만나도록 주선한다. 사냥중 말에 떨어진 여경은 도미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여경은 도미의 부인 아랑의 간호를 받도록 꾸민다. 아랑의 새끼 손가락을 잘라 그 피로 왕을 살릴 수 있다는 계략에 아랑은 결국 단지하여 피를 먹이고 이로 인해 왕이 정신을 차리는 것으로 연극이 끝나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아랑을 본 개로왕 여경은 그 여인이야말로 자기가 꿈속에서 보았던 여인이라 여기게 된다. 간신 향실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정절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는 아랑을 취할 온갖 방법을 만들어 낸다. 도미는 왕의 부름으로 궁에 불려가 왕과 바둑을 두게 되고 첫 판에서 진 왕은 목숨을 건 바둑을 두자고 제안한다. 도미가 참패하자 여경이 단도를 집어들었다. 목숨은 구해주는 대신 이긴자의 요구를 들어준다고 이미 약속을 했다. 여경은 사냥에 나가 보았던 도미의 부인 아랑을 자기에게 주면 목숨을 살려주겠다고 속셈을 드러낸다. 아랑은 왕의 강요를 물리칠 수 없어 고민하다가 계책을 생각해낸다. 시녀인 비자를 설득시켜 자기를 대신하여 왕을 모시도록 간청한다. 왕은 비자를 도미의 아내 아랑으로 여기고 취하게 되고 약속했던 대로 아랑의 마음을 돌려 취하게 돠었으므로 두 눈을 빼어버리겠다고 한다. 여경이 취한 여인이 아랑이 아님을 알고 다시 찾은 여경은 이 번에도 엮시 비자를 취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그 자리에서 찔러 죽이고 만다. 왕은 도미를 눈을 빼고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살려주는 대신 마족인들에게 풍습인 풍장 즉 배에 태워 강으로 흘려보내 달라고 청한다. 그리고 떠나가는 마지막 모습을 보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왕은 허락한다. 약속을 지킨 왕에게 들어가기로 한 날 강에 나간 아랑은 배 위에 실린 두 눈이 먼 남편 도미를 발견하고 주저없이 남편과 함께 배에 오른다. 두 사람을 싫은 배는 천성도라는 섬에 다다르게 된다. 천성도에서 정신을 차린 아랑은 남편의 피리 소리를 듣게된다. 두 사람은 모래톱인 천성도에서 풀뿌리를 캐어먹으면서 연명해나갔다고 한다.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오자 살아갈 수 없어 아랑은 자신의 얼굴에 상처를 내어 남들이 알아 볼 수 없게하여 고구려로 망명을 하기로 한다. 그들이 이르게 된 곳은 추산이라고 하는데 지금의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 맹인이 된 남편 도미는 피리를 잘 불었고 그의 아내는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은 그녀가 벙어리인줄 알았다고 한다. 두 사람은 가진 것 없는 걸인의 행색이었지만 한시라도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는 법이 없어서 사람들은 이들이야 말로 가장행복한 부부라고 여겼다고 한다.

  정말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물질적 풍부만이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수단이 아니라는 아름다운 교훈을 준 작품이었다는 따뜻한 감동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