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선님의 사진철학의 풍경들은 사진 철학에 관한 글의 모음이다. 이 책은 크게 인식의 풍경, 사유의 풍경, 표현의 풍경, 감상의 풍경, 마음의 풍경의 5부로 되어있다. 쉽지 않은 사진철학과 사진에 관한 필자의 생각을 곁들여 쓴 이 책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고, 평소의 그의 다른 책을 통해서 읽을 수 있었던 생각들이 담겨 있기도 해서 어려우면서도 재미있다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었다. 사진이라는 영역이 쉬운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사진에도 철학적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수많은 철학자들이 노력해왔지만 아직도 완성의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여러 책을 통해서 읽었던 사진관련된 지식들이 조금은 정리되고 내 것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만해도 이 책을 읽은 것에 대한 충분한 고마움을 느끼는 이유이다. 처음에는 어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심스럽게 읽어나가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이해가 되는 만큼 이해하고 넘어가고 그래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다음 기회로 넘기고자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제는 책을 다 읽고 나니 지금까지 읽었던 내용들이 다시 새롭게 느껴져서 또 읽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고,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은 다음에 또 읽어보고 고민하면 이해가 되겠다는 생각이 커다란 위로가 되었다. 이제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그런 관점을 유지하면서 살아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을 돌이켜 보는 것도 사진을 공부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는 면이 있지 않겠나 싶다. 사진은 과거의 순간을 기억 속에 저장할 수 있는 소중한 도구가 아닌가? 이제는 좀 더 성숙하고 이해되는 마음으로 사진을 대하고 사진에 대한 철학을 받아들여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깊어가는 가을의 흔적만큼이나 마음 속에 깊은 영향을 준 사진철학의 풍경들이라는 책은 두고 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작가는 이 글을 쓰면서 사진을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법, 사진을 통해서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법, 사진을 통해 세사을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 싶었다고 에필로그에 적고 있다. 내 가슴에 와 닿는 그런 표현이다. 그리고 사진에 대해 사진은 본다는 점에서 눈이며, 새긴다는 점에서 마음이다. '또 마주한다는 점에서 관계이며 돌아본다는 점에서 성찰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즉 보고 새기고 마주보고 돌아보는 것은 오로지 사진가의 몫이며, 지나온 삶의 시선이면서 그 순간 세상과 호흡했던 생의 감정, 세상을 바라본 거울과 창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는 사진에 대한 나름의 작은 철학을 가지고 싶다. 나의 사진 철학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자신에게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추구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을 빌려와 나의 사진 모토로 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