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진우님이 쓰시고 우승우 화백이 그린 산문집 저구마을 아침편지는 진솔한 행복과 사랑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담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글은 충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열한 살 때 서울로 상경해 서울에서 자란 도시인이 가족과 함께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마을에 새로 보금자리를 틀고 민박을 하면서 살아가는 소시민적인 시골생활과 거기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행복과 사랑의 모습을 담은 책이다. 아홉살 아들 호윤과 여덟살 딸 지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일구어가는 바닷가 시골생활은 도시인의 문명세계와는 다른 불편한 점이 많겠지만 서서히 도시생활을 잊어가면서 시골생활에서 스스로 만들어가는 행복과 사랑의 의미를 발견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별이라는 개와 가족들간의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를 읽을 때에는 가슴뭉클한 감동이 밀려왔다.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주인집에 몇 번이고 데려다 주어도 그때 마다 돌아오는 별이는 인간에 대한 충성심과 애정이 담긴 개의 행동을 통해 인간에게 던지는 무언의 메시지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듥기도 했다. 별이에게 향하는 작가의 애정 또한 아름답기 그지 없다. 남매들이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챙기고 아끼고 사랑하는 인생의 법칙을 스스로 터득해 과정에 대한 작가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이해와 애정은 이 시대를 사는 도시인의 마음에 좋은 본보기가 된다. 스스로 해보고 스스로 되는 것과 안되는 것에 대한 기준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 또한 진정한 교육의 의미인데, 현대 도시인들 대부분은 아이들에 대한 지나친 애정과 과잉보호 때문에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스스로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근본적으로 차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자연이 주는 숭고하고 아름다운 교훈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연에 거스르지 않고 순응하면서 그리고 동시에 열심히 진지하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작가가 돌아보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들에 피어난 꽃 한 송이 마져도 보는 이이게 커다란 위안과 행복을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커다란 일을 보고도 무감각해져가는 현대인들의 감성에 생생한 보고 즐길 거리를 재공해줄 뿐만 아니라 이 시대의 주인공이 될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교육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내와 아들과 딸이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웃고 함께 보고 함께 느끼면서 살아가는 소박하고 자잘한 일상이 우리에겐 너무나도 소중한 없어서는 안될 자산처럼 느껴지는 것은 과연 왜일까를 생각하게 해주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중간 중간 들어있는 우승우 화백의 그림이 있어서 더욱 정겹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나도 은퇴하고는 이진우 작가처럼 시골생활의 소박하고 자잘한 일에 행복과 사랑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