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책을 다 읽었다. 책을 잡기 시작한지 4일만에 다 읽었다.

1600페이지 원고지 매수로는 6000매가 넘는 책임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빨린 읽은 것이다. 각각의 책의 두께만봐도 질릴 정도의 엄청난 분량의 소설임에도

한번 손에 잡기시작하니 좀처럼 내려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3권은 오늘 아침에

읽기시작해서 오후 1시에 다 읽었다. 이 책을 읽기위해 아침에 가는 등산도 빼먹었다.

미미여사의 필력에 다시한번 감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이 책은 사이코 패스에 관한

이야기다. 아주 독특한 지능범의 등장.. 이 책 표지의 말대로 피스, 아미가와 고이치는

범죄적 재능과 지능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나 어떤 분노나 화, 감정폭발도 없이 그저

재밌어서,자신의 능력을 높이 띄우기위해 이 모든 사건을 진두지휘하면서 살인의

감정이 하나도 투과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는 정말 인간이라 부르기 힘든 공포스런

인물이다.

이사건의 범인 아미가와 고이치나 구리하시 히로미는 어린시절 아니 태생부터 부정당한

인물로 작가는 그렸다. 그런 운명적인 악마성을 부여해야만 이런 잔인함을 저지른

그들이 설명될 수 밖에 없었을지 모른다. 히로미의 약한 본성을 유일하게 마주한

다카이 가즈아키가 그의 편에 서서 그를 다시금 일으켜 세워주려 애썼던것 또한

그의 운명이 너무 가여워서 였을지 모른다. 어머니가 죽인 누이의 이름으로 살아온

히로미나 아버지 엄마라는 존재로부터 부정당하고 그 어느쪽에서 설수 없는 존재로

살아야했던 아미가와 고이치 그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저주하면서 너무도 뛰어난

머리와 이성을 살인의 도구로 써버렸다.

1권에서는 사건의 전모와 피해자 가족 아리마 요시오 할아버지와 범인들간의 줄다리기

가 그려지고 2권에서는 범인인 히로미와 고이치의 범죄 행각과 그들의 사고 그리고

가즈야키의 등장으로 사건의 방향이 틀어지는 내용이다. 3권에서는 가해자 가족과

피해자 가족  그리고 이런 사건을 대하는 미디어의 접근방식 그리고 전면에 뛰어들어

이사건의 기획자로흥미진진한 줄다리기를 하는 고이치와 르포작가 시게코의 활약을

그렸다.

엄청난 양의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막힘없이 술술 읽혀내려가는 스릴 만점의

책이다. 그리고 미미여사의 작품방향이 그렇듯이 이책역시 사회적 문제에 경종을 울리고

피폐해진 인간관계와 현재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 그리고

가해자가족에 대한 제도적 개선책을 시급히 마련해야함을 줄곧 주장한다. 비록 책에

문자그대로 씌여있진 않지만 요시오 할아버지 또다른 사건의 피해자 가족 신이치와

그사건의 가해자 가족 히구치 메구미 그리고 다카이 유미코를 세밀하게 다양한 이야기속

에 적절히 배치해 놓은 것이 그런 주장의 장치라고 생각된다.

요시오 할아버지의 말대로 인간은 어떤식으로든 어떤모습이라도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인간적일수 있는 권리가 있다. 비단 인간뿐 아니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에겐 그 생명이

부여한 존귀한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파괴할 권리는 그 어떤 인간에게도 없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나니 내가 한 아이의 엄마로 얼마나 막중한 책임을 지녔는지

다시한번 깨달았다. 내 아이를 어떤 위험에서도 지킬 권리와 동시에 내아이가 다른

존귀한 생명을 함부로 할수 없게 가르쳐야할 의무. 그리고 내아이의 무의식 깊은 곳에

결코 어둠의 씨앗이 퍼지지않도록 사랑과 신뢰로 키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