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읽는 노희경의 대본집이다..
단막극 4편의 대본이 실려있는데 그중 "유행가가 되리"만 TV로 보았고
나머진 보지 못했다.
늘 우리주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
깊은 애정을 보이며 쓰는 그녀의 드라마는 내 시선을 붙잡곤 했는데
주로 호흡이 긴 미니시리즈 위주였다..
이책의 제목과 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올해도 재방영을
했음에도 챙겨보지못한 아쉬움이 컸는데 대본집을 통해 그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수 있었다.
엄마의 죽음을 통해 아빠와 자식들,치매걸린 시어머니까지 겉돌기만한
가족의 고리를 단단히 엮으며 엄마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선물한다.. 엄마가 치매걸린 시어머니보다 먼저 죽는것이 남은 식구들과
시어머니 본인에게도 너무도 큰 불행이란 생각에 목을 조르는 장면에서
꾹 참고 있던 나의 눈물샘이 폭발하고 말았다..
마지막을 준비하러 그토록 원하던 새집으로 가는날 딸과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엄마...

"정수야..너 ...다 잊어버려두,엄마얼굴도 웃음도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건 잊으면 안돼.."

"너는 ...나야. 엄마는 ...연수야"
"그래 사랑해.아주 많이 사랑해.."

세상 모든 엄마의 마음이 이 짧은 대화속에 고스란이 녹여져있다..
노희경이란 작가는 인간의 마음의 본질과 가치관을 잘 읽어내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녀의 드라마는 비루한 인생사를 그리면서도 빛이난다.

중년부부들의 위선적이면서 이중적인 인생을 꼬집는 "유행가가 되리"
그래도 그런 이중적 삶속에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기본은 평범하게 서로를
의지하며 초로를 보내는 것이다.
노희경 드라마를 보며 크게 웃었던 기억을 주는 유머러스한 작품이다.

"슬픈 유혹"은 김갑수와 주진모의 동성애 연기가 큰 화제가 된 작품이지만
동성애라는 관점보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사랑으로 본다면 슬픈 사랑이지만
진정 아름다운 사랑으로 볼수 있다.
"남자를 사랑한게 아니라 사랑한 사람이 남자였다"라고 말하는 준영은
진정한 사랑을 할 줄아는 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진짜모습을 그려내는 그녀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가치관을 이 네편의 단막극속에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