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는 간밤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갑자기 꼬리가 생긴 것이다. 
아이들이 놀릴까봐 걱정이다. 
어떻게든 가려보려 했지만 잘 안된다. 
할 수 없이 손으로 가리고 학교에 갔는데..
짱꿍 민희와 딱 마주친다. 
민희가 봤을까봐 걱정하고 살짜기 물어본다. 
"내 꼬리 봤어?"
그런데 민희 또한 "내 수염 봤어?"라고 묻는다. 
지호와 민희의 꼬리와 수염은 각자의 고민과 열등감이다. 
혼자 끙끙거리며 걱정할 때는 큰 문제였는데..
서로 말을 터놓고 보니 별거 아닌 것 같다. 
교실에 들어서니 아이들의 모습 또한 가지각색이다. 
지호는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날아갈 것 같았다. 
자기만 갖고 있는 고민이 아니었구나를 깨닫게 된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나만의 꼬리.. 
나만 가지고 있는 걱정이 아닌 것이다. 

언젠가 내가 아는 언니에게 내 걱정을 이야기 하며
옆 자리에 앉아 웃으며 일하는 다른 직원은 좋겠다. 무슨 걱정이 있겠냐는 말을 했더니.. 
"다른 사람이 그저 행복해 보이는 이유는 그 사람과 네가 스쳐가는 인연이기 때문이다. 
진지하게 이야기 해 보지 않으면 그 사람의 고민과 걱정을 알지 못한다.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다가 아니다. 너도 그냥 보기에는 살만해 보인다."
그 말을 들은 후로 나는 내가 초라해 보이고 위축될 때 그 언니의 말을 자주 되새긴다. 
나만 그런게 아니다. 다른 사람도 저마다의 고민이 있다. 
나만 힘든게 아니다. 다른 사람도 말을 안할 뿐이지 나만큼의 무게는 지고 산다. 
내가 가지고 있는 꼬리에만 신경쓰다 보면 내 삶이 모두 꼬리로 뒤덮일 것이다. 
세상을 볼 수 있는 눈.. 맛있는 음식을 말 볼 수 있는 입.. 꽃내음을 맡을 수 있는 코..
이렇게 컴퓨터를 칠 수 있는 손.. 마음껏 움직일 수 있는 발이 있다. 
꼬리만 가지고 신경쓰고 고민하고 걱정하기에는 
나에게 행복의 조건이 정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