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보는 순간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 오빠와 소를 끌고 다니던 기억으로 돌아간다. 
그 당시 소 한마리를 먹이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다. 
소를 잘 키워 목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이 바쁜 엄마는 오빠에게 항상 둑에 메어 놓은 소를 찾아오는 일을 맡겼는데
덕분에 나도 오빠랑 항상 같이 다녀야 했다. 
그런데 하루는 일이 터졌다.
낮 내내 근처의 풀을 뜯어 먹고도 모자랐는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리 소가 남의 논 벼를 뭉텅 뜯어 먹어 버렸다. 
정확하게 그 순간이 기억나진 않지만.. 
그날 밤에 논 주인이 찾아와 우리 엄마한테 뭐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집에 돌아와 마당가에서 벌컥벌컥 물을 들이키는 소 뒤에 가서 꼬리를 땋아 주다가
힘 좋은 꼬리로 싸대기를 얻어 맞기도 했었지.. 
소 등에 붙은 초파리를 쫒아 주기도 하고.. 
소가 밤사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에 들뜨기도 했었고.. 
철퍽철퍽 싸대는 똥을 보고 얼마나 또 기겁을 했는지.. 
수도 틀어놓은 것처럼 콸콸콸콸 쉬를 할 때는 얼마나 또 웃겼는지..
때 맞춰 소죽을 끓이면 아궁이에 고구마나 감자를 던져 넣어 기다리기도 하고..
이 책을 보니 우리집에서 소 키우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다. 
갑자기 그 시절이 떠오르니.. 
정말 나에게 그런 시절이 있었나 아득하기만 하다. 
우리 딸은 소를 보면 신기한듯 구경하는데.. 
엄마가 그런 소를 먹이느라 들판을 헤매고 다녔다는 것을 알면 신기해 하겠지. 
아이에게도 책을 통해서나마 나의 경험을 나눠주고 싶다.
국시꼬랭이 책이 좋은 것은 경험한 사람에게는 추억을 되새기게 해 주고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간접경험을 하게 해 주니 참 좋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