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R 톨킨은 판타지 소설이나 무협소설을 읽는 사람이라면 아니, 반지의 제왕을 아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지만 그의 작품은 볼때마다 신기하게도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요정, 도깨비, 마법사 등등 현실세계와는 괴리가 있는 존재가 그의 작품안에서는 너무도 생생하게 살아움직이고 옆에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나만 그런가??^^)

 

마법에 걸린 떠돌이 개 이야기. 파란 모자를 쓴 할아버지에게 버릇없이 굴다가 마법에 걸려 장난감이 된 강아지가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한 모험담을 그린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인상깊었던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이다. 온 식구가 여행을 갔다가 둘째아들이 그렇게도 애지중지하고 손에서 떼어놓지 않던 장난감 강아지를 잃어버려 상심에 잠기자 아들을 달래주기 위해 이야기를 구민 것이 계기라니, 마음이 너무 따뜻하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아들을 위해 꾸며낸 이야기이니 당연히 아이들이 딱 좋아할 만한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태어난지 1달여된 로버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가 장난을 치다가 지나가는 할아버지 다리를 물었는데 운이 없게도 바짓자락이 찢겨져 할아버지의 성을 돋운다. 할아버지가 버르장머리 없다며 화를 내셨는데, 잠시 후 주변의 사물이 모두 다 커보인다 생각하던 로버는 자신의 몸이 뻣뻣하다는 걸 느끼게 되고 장난감이 되어버렸다는걸 깨닫는다. 어떻게든 움직여보려 애를 쓰다가 프사마토스라는 지혜로운 난쟁이(기억이 희미하오니 양해를... )를 만나게 된다.

의외로 많은걸 알고 있는 프사마토스는 로버를 달로 보내어 달사나이의 도움을 청한다. 강아지는 강아지인지라 아직은 왕성한 호기심을 주체 못하고 이곳 저곳을 쏘다니며 즐겁게 지낸다. 달사나이가 돌보아주는 개도 이름이 로버인지라 우리의 주인공 로버는 순식간에 로버랜덤으로 이름이 바뀌지만, 로버와도 잘 지낸다. 드래곤을 건드려 괜히 조용한 달나라를 들쑤셔 놓기도 하지만, 본인은 그런건 느끼지 못하고 무척 신나하는 그야말로 강아지답게 지낸다.

그리고 달사나이의 도움을 빌어 인어와 결혼했다는 할아버지 마법사, 아르타제르젝스에게로 간다. 또다시 본의 아니게 모험을 하게 됐지만, 재미있기만 하다. 달에서 날개가 생겨서 신나게 놀았다면, 바다라고 물갈퀴가 생겨 신나게 놀 수 있었다고나 할까. 마법이란 역시 좋은거 같다. ㅎㅎㅎ

 

모험은 역시 발로 뛰는 게 모험이다. 말로 전해듣는다해도 그 기쁨, 즐거움을 느낄수는 있겠지만, 역시 그것은 간접경험이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톨킨의 상상력은  간접경험이라 할지라도 감동적이다. 풍경이라든지 상황 설명이 어찌나 뛰어난지..

특히 톨킨의 가족이 머문 별장이 어딘지 꼭 한 번 가보고 싶을만큼 주변 절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했다. 개인적으로 밤하늘을 정말 좋아하는데, 밤바다에 은은히 비치는 달빛을 거슬러 달나라로 간다고 묘사한 부분은 그곳을 꼭 가보리라 마음먹게 했다.

 

그러고보면 어릴적 가지고 놀았던 인형이나 장난감들은 어디로 간것일까? 버려진 인형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도 있지만 부디 로버랜덤이 다녀왔던 저 신비한 나라의 캐릭터들처럼 잘 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장난감을 잃어버렸다고 속상해하거나 시무룩해져 있는 아이들이나 조카가 있다면 꼭 로버랜덤을 소개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