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판의, 혹은 개정판의 책을 판매하고 있거나, 내가 구매를 했다고 해도,

나는 가끔씩 중고서적을 지니며, 어릴 적, 그 출판사의 그 책을 찾으러 나서곤 한다.

그런 책을 몇 권 가지고 있는데, 키다리 아저씨가 또 그 책 중의 하나이다.

일부러, 꼭 같은 책을 찾기 위해 중고서적을 뒤졌고,

그곳에서, 낡은, 이 아닌, 추억을 찾았다.

키다리 아저씨 같은 명작 소설은, 내가 어릴 적 읽었을 때처럼,

지금도 아이들에게 꼭 읽히고 싶은 소설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소녀같은 감성을 가지고, 읽고 또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책을 읽을 때마다 그 해석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사실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명확한 내용은 해석이 달라지진 않는다.

대신, 주인공의 관계의 의미에 대해서는 어릴 때 읽었을 때 보다 더 끈적(?)함을

느꼈을 정도라고나 할까?

이걸, 순수하지 못한 걸로 받아들여야 할지, 성인으로서 '사랑'에 대한 더 적절한

해석을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런 느낌을 순수하지 못할 걸로 스스로 치부하지는 않겠다.

어쨌든, 또 하나 느끼는 것은,

키다리 아저씨 같은 사람이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고 푸념만 하고 부러워만 하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시간이 지나 생각해 보니, 우리 인생에는 그렇게 부러워 하지 않아도,

항상 모습이나 대상이 바뀐, 키다리 아저씨가 있어 왔다는 거다.

그러고 보면, 철학적인 면에서도, 나는 어릴 때 이 책을 읽었을 때 보다 성숙한

어른은, 어른인가보다.

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