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책으로는 읽지 못했다.

다만...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작가다운... 이라고 제목을 붙인 것은,

그의 단편 '바다'에 대한 긴 서평에서,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 대한 내용이 들어가 있었고,

그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아마도, 이 작가의 성향이 이 단편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가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기에, 우리는 '그 작가의 소설은'이라고 서두를 꺼낼 수

있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여튼, 바로 직전에 나는 에쿠니 가오리의 '수박향기'라는 단편에 관한 리뷰를 작성했었고,

그 리뷰안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집을 읽기 전에 담백하고 담담하고 일본스러운 단편집을

한 권 더 읽어서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집을 이어 읽자 그녀의 색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라는 얘기를 했었는데, 그 솔직한 표현대로,

오가와 요코의 단편집은, 아주 담담하게 써내려갔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여느 읽기 편한 일본 소설, 딱 비슷한 두께로 발간되는 일본 소설들의 대부분의

느낌을 이 작가의 소설집도.. 가지고 있구나... 라고 생각했었고.

다만, 쭉쭉 읽어 나가기 편했다고 해서, 이 단편집의 이야기들이, 그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이,

혹은 그 이야기와 주인공들을 통해 작가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들이,

그저, 일반적이고, 뻔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이다.

한 편 한 편 읽어 나갈 수록, 무엇을 전달하려는 것인가가 아주 교훈적이지는 않더라도,

그 이야기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구나... 를 색다르게 전하고 있었으니까.

다만... 에쿠니 가오리의 향기가 더 뭍어 나오는데 일조를 한 것은,

작가의 덤덤하고 담백한 스타일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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