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ego)라고 말하면 ‘자아’를 뜻하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많이들 언급하는 프로스트적 에고는 무의식적인 충동을 제어하려고 애쓰는 것, 에고티스트(egotist)는 자기중심적으로 위험할 만큼 자기 자신을 우선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에고는 다른 에고를 말합니다.

 

p.2

당신에게 위안을 주려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가 하는 말처럼 소박하고 평온하게 산다고 생각하지 마라. 그 역시 어려움과 슬픔 속에서 살고 있으며 당신보다 훨씬 더 뒤쳐져 있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그 좋은 말들을 결코 찾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세기를 넘어서 지금까지, 누구나 평생에 걸쳐 짊어지고 가야 하는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것일까요? 그 누구(무엇)보다 더 잘해야 하고 더 많아야 하고 보다 많이 인정받아야만 하는 ‘에고’에 맞선 진정한 내가 되기 위한 책, ‘에고라는 적’입니다.

 

우리는 늘 에고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고는 안주하게 되고, 성공하는 순간 자만심을 일으키게 하여 다시금 실패로 이끄는 손길을 내밉니다. 그런 에고에 맞서 ‘열망하지만 겸손하다’ ‘성공을 해도 자비롭다’ ‘실패를 해도 끈기가 있다’는 세 가지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가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p.82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나친 열정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이다. - 탈레랑 페리고르

 

스스로 잘 나고, 특별하다 생각하여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그의 반대되어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공을 하거나 어느 위치에 올라서게 되면 초심을 잃은 채 자만해진 채 마치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행동하게 됩니다. 책에서는 이 상황을 ‘등산’으로 비유하였습니다. 꼭대기에 올라갔지만 아무것도 없고 산소도 희박한 상태에서 내려갈 가능성이 더 큰 상태를 말하는 것이죠.

 

p.157

우리가 세운 목표를 이뤘을 때 거기에 장엄한 대서사라는 것은 없다. 그와 같은 성공이 일어났을 때 당신은 우연히 거기에 있었을 뿐이다.

 

우리는 무엇을 이뤘을 때 자신이 잘해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의 역량이 뛰어나서 이룰 수 있었고 이를 본인의 영광으로 돌립니다. 특히 지나간 일들로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에 따라 회고록을 작성하는데 이는 큰 과오라고 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성공을 하게 된 이유는 내 능력, 내 노력이라고 믿었지만 안 좋았던 것들은 쏙 빼고 나중에는 잘 된 것들만 포장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는지. 나는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말했었는지 회상하며 진짜 겸손함은 어떤 것인지 생각합니다.

 

p.214

항상 성공만 하지 않는다. 한 번 더 성장하기 위해 지속적 배움과 철저한 자기의식이 필요하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목적, 균형, 끈기이다.

 

징기스칸이 성공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내세울만한 엄청난 것이 없었어도 큰 대륙을 지배했던 이유는 배우고자 하는 마음의 유연함이었습니다. 부족한 것들은 그 자리에서 배운 것들을 융화하여 본인의 것으로 소화했고 이는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실패에 의연하고 항상 겸손한 상태에서 늘 배우는 자세를 갖자’입니다. 담고 있는 내용은 정말 커서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늘 겉의 모습을 중요시 여기고, 이기적으로 가는 사회, 국가주의로 가는 세계적 트렌드에서 읽고 생각해 봐야 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책입니다.

 

p.196

한 알의 모래에서 온전한 세상 하나를 보고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의 손바닥 안에서 무한함을

한 순간 속에서 영원을 붙잡아라. - 윌리엄 블레이크

 

나라는 존재는 우주 안에서 극히 미미한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현실에서 나의 영역을 가두기보다 초월적인 존재로, 이 책을 덮는 순간 에고에 대항할 수 있는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