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내년을 전망하고 더 먼 미래를 전망하는 서적이 많이 출간 되고 있다. 4차 혁명시대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기반한 상품과 서비스가 어떤 트렌드를 만들어질 것인지 전망하는 책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반해 우리 실생활과 관련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는 책, <라이프 트렌드 2018>가 있다.

 

좀 놀아 본 오빠들의 귀환(2013년)을 시작으로 그녀의 작은 가치(2014년), 가면을 쓴 사람들 (2015년), 그들의 은밀한 취향(2016년), 적당한 불편(2017년)에 이어 올해 책의 주제는 ‘아주 멋진 가짜 – classy fake’이다.

 

클래시 페이크(classy fake)는 라이프 트렌드가 선정한 11개의 키워드 중 하나이다. 제모남(男), 시티즌 오블리주, 월든족, 비주류(언더독), 덤스터 다이버(과잉소비시대에 저항하는 사람), 공정속도, 애자일 스쿼드 등 여러 키워드를 선정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삶에서 다양한 세대와 계층들의 트렌드를 읽음으로써 현재와 앞으로의 삶의 방향을 전망해 볼 수 있다.

 

클래시 페이크는 가짜가 진짜를 대체하거나 그 이상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짜를 말할 때 저가, 싸구려 등 부정적인 이미지와 사회 경제를 흐릴 수 있는 악의 형태로 많이 보았다. 하지만 진자와 가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가짜라고 터부시 했지만 지금은 ‘대륙의 실수’라고 칭할 정도로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인식이 점차 바뀌어 가고 있다.

처음 진품 브랜드를 따라 했지만 그것 이상의 제품으로 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인조 모피의 경우 동물 학대 문제를 해결하면서 실제 모피와는 비슷하거나 인조만의 매력으로 어필 하는 사례, VR을 통해서 가상으로 시간과 장소 구애를 받지 않고 실제 체험하는 것보다 이점을 가진 사례, 구닥과 같이 디지털이 다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여 돌아가는 사례까지 기술과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와 복고처럼 돌고 도는 트렌드까지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라이프 트렌드는 점점 다채로워 지고 있다.

 

P.70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는 자기동일성이 없는 복제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시뮬라르크'를 제시했는데 이 때 그는 시뮬라르크가 기존 모델과 같아지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넘어 새로운 자신의 공간을 창조해가는 역동성과 자기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고 봤다. 클래시 페이크도 바로 그런 것인데, 이것만으로도 새로운 세대가 아주 멋진 가짜에 열광할 이유는 충분하다. 매력적인 가짜는 관성에 젖은 진짜보다 더 고가일 수도 있다.

 

X세대, 밀레니엄 세대처럼 요즘 ‘Y세대’, ‘월든족’, ‘워라벨’이 부상하고 있다. 미래의 소유를 위해 현재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가진 그들. 무언가 내 것으로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공유경제 시대와 어우러져서 지금의 인생을 충분히 느끼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뒤돌아서 삶을 후회하는 건 대개 비슷하다고 한다.

“너무 일에만 매달리지 말 걸,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 볼 걸, 친구들과 잘 지낼 걸“

 

새로운 집의 높아지는 천장이 높아지고 있고, 셀프 인테리어가 늘어나고, 데스크테리어족이 늘어나는 건 이러한 현상의 모두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한다. 조금 더 일에서 벗어나 내 인생을 즐기되 주거 공간을 넘어 홈캉스, 홈베케이션까지 나타난 현상은 나를 찾아가기 위한 노력, 과정일 것이다.

 

나, 개인, 사회적 문제를 좀 더 주체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현재의 트렌드도 만들어져 가는 건 아닌가 한다. 책 앞 선에서도 써있듯 각각의 트렌드를 읽을 때도 재미있지만 서로 트렌드들이 어떻게 연결이 되어 있는지 생각하면서 읽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