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와 정하섭의 사랑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한의 모닥불 2편...

 

찰진 남도 사투리에,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뭔가 유머를 잃지 않고 읽다보면 배시시 웃게 만드는 묘한 작가의 필력이 느껴진다.

 

병석의 어머니를 지켜야 하는 소화의 상황과 한번 헤어지면 다시 언제 만날줄 모르는

님에 대한 본능적 끌림

 

염상구에게 농락당하는 외서댁의 절절한 상황 역시 짠한 느낌을 준다.

 

태백산맥의 가장 큰 미덕은

큰 줄기를 이어가며, 그 옆에 작게 난 작은 물길도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는데에 있다.

 

사람이 큰일을 당해도 3끼는 먹어야 되고 잠도 자야되는 것처럼...

아무리 천지를 뒤흔드는 사건이 있어도

그 사건과 별개로 또 그렇게 사는 사람들..

 

흔히 우리는 그들을 민초라 부르는데...

 

이런 대하소설속의 거대한 사건 사이사이.....

강요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게 이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결국은 하나의 큰 강으로 합쳐져 흐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태백산맥은 두고두고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처음 읽을때 다르고 두번째 읽을때 다르다.

매번 읽을때마다 보는 시각도 다양하고..

저번에 읽었을때 이해 안되던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이해되고.

가끔 싯점을 달리해서 읽어도 좋다.

 

악역이라고 생각하는 이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고...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듯, 이미 알고 있는 결과에 대한

그 싯점에서 등장인물들의 관점이나 행동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

 

태백산맥 이전엔 한번 읽은 책은 다시 읽진 않았던 내게

처음 그 습관을 깨게 해 준 책이 이 태백산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