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절한 숱한 천재들의 작품을 읽고나면.... 만일 그가 평균 수명만큼만 살았더라면 어쨌을까 하는 가정을 하게 된다.

 

시인 기형도....

 

그는 채 서른을 살지 못했다.

서른을 살지 못한 그이지만, 그의 작품을 읽어 보면 서른을 한참 넘긴 사람이 읽어도

공감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런 그가 정말 더도 덜도 말고 딱 평균 수명만큼만 살아 있다면 어떠했을까?

그럼 그의 작품이 지금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았을까???

그가 나이를 먹을 수록 세속적으로 변했을까???

 

문학과는 거리가 먼, 정치외교학의 전공에...

국내 유수의 명문 사립대 입학의 화려한 스펙.....

 

문학은 그를 일으켜 세워준그의 전부가 아닌, 그의 화려한 스펙에 얹힌 하나의 장신구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그는 엘리트 였지만...

그의 글은 엘리트의 서민의식 보다는...

삶을 사는 치열함과, 스밈스밈 고통이 섞여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읽은 그의 시에 맘을 뺐기고..

그의 수필에 홀렸지만....

이내 그가 남긴 글들을 다 읽은 후 밀려든 공허함과 배고픔.....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다시 그의 책들을 읽고 또 읽게 된다.

그럼, 처음에 발견하지 못한 의미를 알게 되고....

 

어쩌면 더 읽을 수 없는 그의 작품에 대한 갈망이...

그의 작품을 더 키웠으지 모르겠지만...

그에 대한 아쉬움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남들은 수십권에 달하는 전집을 달랑 한권 정도 분량에 담을 수 있는...

기형도는 그래서 더 애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