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아니면 등단이 어려웠던 시절... 무작정 다니던 직장 작파하고, 수년간 칩거끝에 장편 소설을 만들어, 국내 유수의 출판사에 책을 내달라고 원고를 내밀었던 작가....

 

그 콧대 높은 신춘문예의 관문을 통과한 작가들도 그 출판사에 글을 내기가 원인 그 출판사가... 그러나 군말 없이 그의 책을 내주었다.

 

그 작품이 작가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

 

요즘은 다른 것으로 입에 오르내리지만, 딱 소설가로만 봤을때 그만한 사람이 없지 싶을만큼 잘 썼다.

 

작가 정은궐의 소설을 읽어가면, 그때 그 복거일의 향기가 난다.

 

둘의 공통점은, 첫째 기존의 문단의 인습에 대한 반기....

반드시 콧대높은 그 누군가의 심사를 받아 통과해야만 대중과 만나지는 것이 아닌...

그냥 대중에게 대쉬해 버리고, 대중은 그를 호응한다.

뭐 요즘이야 이런 방식이 그닥 특별할 것 없으니  이건 걍 찍어 붙인거고....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역사를 소재로 상상을 한다는 점...

 

감히 역사를 소재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발칙한 일들이 그런데 대중의 엄청난 호응을 얻는다....

 

복거일의 처녀작이자 대표작인, 비명을 찾아서는 일제 강점기의 조선의 연속성이라는 alternative histroy 라면.... 정은궐의 작품은 철저하게 fiction 이다.

 

그러나 정은궐은 픽션이라고 해서, 이런저런 소품이나 어휘등을 자기 편하게 쓰지는 않는다.

 

어쨌든 독자들의 동화적 환타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선, 그 사랑의 절절함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이 되는 시대, 인물들에 대한 리얼리티가 살아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작가가 먼저 잘 아는것 같다.

 

아무리 절절한 사랑이라도, 뜬금없는 배경이나 리얼리티 제로로 수렴하는 그런 상황에선,

허공에 발차기 같은 것이니......

 

해를 품은 달의 가장 큰 미덕은, 동화적 환타지에 역사라는 배경을 무리없이 버무려 낸 것....

역사라 하면 답답한 시간의 머뭄이 아닌, 사랑의 향기 돋게 은은하게 흐를수 있는

아름다운 강처럼 그려낸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