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같은 잔인한 순간의 영상을 언뜻보면 잔상이 오래남는다고 한다.
해서 차라리 그런 순간을 봤다면 고개를 돌리지 말고 제대로 보는편이 더 낫다고도 한다.
말이 그렇지만 아마 고개를 돌려버리는건 무조건 반사적인 행동이 아닐까 싶다.

 

어느날 우연히 TV 를 돌리다 잡힌 장면...
원시 부족처럼 보이는 부족들이 높은 탑위에 올라가 뭐라고 뭐라고 하더니.....
순간, 리모콘을 떨어트렸다.

필설로 묘사하기도 부담스러운 인신공양의 제가 행해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였고, 너무 놀라 채널을 돌렸지만 한동안 그 잔상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차라라 아예 보기로 결심을 했다. 픽션의 세계속 영화이니 다시 하는 날 , 제대로 말이다.

영화의 스페인에 의해 유린당하기 직전 마야문명 말미에, 나름 그 안에서 문명을 이룬 도심국가 부족이 숲속에 사는 부족들을 사냥해 그들의 태양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제례를 하고, 주인공은 그 곳에 끌려가 극적으로 탈출하며 숲으로 돌아오지만 그를 쫓아오는 추격자들의 집요한 추격은 계속된다.
 
이대로 도망만 다닐것인가, 아님 저항을 할 것인가 고민을 하던 주인공은....

자기가 태어나 자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숲의 지형지물을 이용해 잔인한 추격자들을 하나하나 격퇴해 내고, 마침내 그들에게 습격을 받았을때 마른 우물 깊숙히 숨겨둔 아내와 아들, 그리고 그때 막 태어난 그들의 새로운 자식을 보게된다.

 

 이 영화는 얼마전 어떤 공중파 다큐멘터리인 아마존의 눈물과 놀랍도록 중첩되어 있다.

물론 그 다큐속 아마존의 사람들이 그렇게 잔인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 평화로운 숲속의 삶. 습격받기전에 아름다운 그 낙원같은 모습이 말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자신들의 분수껏 숲과 융화되며 사는 순박한 사람들이.... 괜시리 공포를 조성하며 사람들을 다스리는 도시의 사람들에게 습격당해 유린되는 모습을 보는것이 진짜 이 영화에서 가슴이 아픈 장면이였던 것 같다.

 

 물론, 잉카제국이 이 영화속에 그려진 것 처럼 잔인한 인신공양이 행해진 문명은 아니였다고 한다. 고도로 발달된 의술로 사람의 목숨을 중히 여기며 그렇게 살다 스페인에 의해 침략을 당해 무너져 버렸고, 이 영화 상당부분 백인의 눈으로 잔인하기만한 마야문명...

그래서 몰락당한것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설파하려는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문명의 몰락부분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과 가족을 지키려는 가장의 눈물겨운 분투를 가장 적나라한 모습으로 보여준 영화같다.

 

언뜻보면 잔인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 잔인함이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는 바로 이시대의 자화상 같기도 하고.

 

하지만, 절대 어린아이들에겐 추천하고 싶지 않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