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느낌의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책에서 제일 큰 흥미를 느끼는 점은 아직은 미숙할지 몰라도 그들의 상상력에서 나온 기발한 이야기들에 많은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구현 작가의 [대학로 좀비 습격 사건]처럼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지만 작가의 상상력으로 그들의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편의 이야기를 볼수 있는 것은 소설을 읽는 큰 재미가 아닌가 합니다.

2009년에 만들어진 제 1회 멀티문학상 수상작인 김이환 작가의 절망의 구입니다. 국내 최초로 출판.영화,방송계가 함께 제정한 상에 이 작품이 만장일치로 수상되었다고 하니 작가의 상상력과 내용이 얼마나 눈길을 끌었는지 알수 있는 대목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절망의 구 에 나오는 검은 구는 작가가 실제로 '정체불명의 구에게 쫓기는 꿈'을 꾸고 난 뒤에 작품의 소재로 쓰였다고 합니다. 

현대인들이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공포나 불안을 검은 구 라는 알수 없는,정체 모를 어둠에 쫓기는 설정으로 어찌보면 자연의 재난과 같은, 언제 검은 구에 빨려들어갈지 모르는 스릴과 호러를 모두 느낄수 있는 작품입니다. 검은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왜 사람들을 빨아들이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구를 피해 살아남기 위한 전쟁을 치릅니다. 점점 커지는 검은 구와 그에게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진 집단, 살아남기 위한 혼란은 더욱 가중됩니다. 

사람을 빨아들이는 검은 구와 함께 작품 전반에 흐르는 어두운 분위기에 질식할것같은 공포를 느끼면서도 눈을 뗄수 없는 흡입력을 가진 책입니다. 이 책을 모두 읽고 난뒤 그래 이런 기발한 상상력을 가진 이야기가 많이 나와줬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검은구라는 정체는 책 속에는 알수 없는 존재라 나오지만 어찌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곳곳에 숨어있는 어두운 부분들을 말하려 한것이 아닌가합니다.



절망의구, 김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