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루저 논란이 생각나게 하는 책입니다. 키 작은 남자는 남자도 아니라는 어느 여대생의 말은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능력이 아닌 외모, 그것도 키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 할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외모에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일 십대의 아이들에게 공부뿐만 아니라 키에 대한 고민도 상당할 것입니다.

사실 저는 태어날때부터 작게 태어나서 인지 매해 신학기가 될때부터 자리배정을 하려고 키를 제면 무조건 앞에, 거의 첫번째에 서면서 단련이 되어서인지 작은 키에 대한 콤플렉스는 없는편입니다. 아마도 여자라는 점이 큰 불편을 가져오지않은것 같은데, 박지리의 소설 [합★체]의 쌍둥이 형제에게는 남자 고등학생으로서 유전적으로 빼도박도 못하는 '난쟁이'아버지의 영향으로 많은 고민과 불안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니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관객들을 위해 공을 굴리고 하늘로 던지는 직업을 가진 '난쟁이' 아빠, 작은 키 때문에 자동차 후진의 사각지대에서 모습이 보이지 않아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당한 '난쟁이'아빠에 대한 쌍둥이 합과 체의 좌절이 얼마나 컸을까요. 조금이라도 더 크고 싶은 마음에 체는 운동을 열심히하고,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꿀리지 않기 위해 형인 합은 죽어라 공부를 합니다. 

그저 키가 크고 싶은 쌍둥이 형제의 성장판 자극하기 위한 운동코치라는 이야기로 흘러버렸다면 뻔한 청소년 소설이 될뻔했습니다. '제 8회 사계절 문학상 대상 수상작'에 빛나는 박지리 작가의 [합★체]는 재미있게도 동네 약수터에서 우연히 알게된 계룡산의 '계도사'의 키크기 비기를 믿고 동생 체 가 형인 합을 꼬드겨 방학동안 계룡산으로 33일간의 수련을 떠나는 이야기로 흥미를 자극합니다. 당연히 조금의 성장을 바라고 읽는 소설이지만 재미있는 소재를 이용한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일란성 쌍둥이 형제인 합과 체의 '난쟁이'아버지, '아버지가 가지고 노는 공 말고 너희들의 공, 너희만의 진짜 공을 찾으라'는 평소의 아버지의 말처럼 자신만의 공을 찾아나선 키작은 쌍둥이 형제의 성장담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합체, 사계절, 박지린, 사계절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