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성술 살인사건 ] 으로 강렬함을 심어줬던 시마다 소지. 그가 만들어낸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와는 다른 매력을 뿜어내는 '요시키 다케시 형사 시리즈' 중 하나인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제목이 풍기는 분위기가 과학책인듯, 미스터리 책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제목입니다.

특히 [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원제: 奇想、天を動かす)]는 본격, 사회파, 어느 관점에서 보아도 불평할 데가 없는 걸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형사 요시키 시리즈’의 대표작을 넘어 작가의 ‘사회파 추리소설’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 작품은 1989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3위, 주간 문예춘추 선정 ‘20세기 미스터리 30선’에 랭크되었다. 


라는 소개글이 달린 정도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시마다 소지의 작품중 새로운 주인공이 나오는 책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시마다 소지의 책을 읽을때마다 봤던 [침대특급  ‘하야부사’ 1/60초의 벽]이라는 책이 요시키 형사 시리즈의 1편이고, [기발한 발상 , 하늘을 움직이다]는 시리즈의 무려 11번째 작품이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책이 나와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미타라이 기요시가 덥수룩한 이미지를 풍긴다면 요시키 다케시는 미남형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니 주인공만으로도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것같아 흥미가 생깁니다.


한밤의 열차 안, 밀실인 화장실에서 사라진 피에로의 시체, 교도소 안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노인이 쓴 소설, 도쿄 중심가에서 부랑자 노인이 소비세 때문에 가게 여주인을 칼로 찔러 죽인 사건, 등 전혀 상관없을것 같은 이야기들이 형사 요시키의 탐문에 조금씩 실체를 드러냅니다. 노인의 소설이 30여년 전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말하고 있음을, 노인과 여주인의 관계를 밝혀내고, 비슷한 시간대에 동시에 다른 열차안에서 벌어진 30년 전의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그야말로 '하늘의 의지가 움직인' 사건들입니다.


특히나 89년즈음에 쓰인 이 책이 일제시절 조선인의 서글픈 운명을 정면에서 다룬점, 현재도 인기 작가인 시마다 소지가 이런 소재를 선택하여 작품을 썼다는 사실자체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일제에 의해 처절한 삶 속에 내동댕이 쳐진 인물의 이야기를 쓰다니. 일본 작가라면, 특히나 인기 작가라면 당연히 피해갔을 소재를 미스터리한 사건의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고 있어 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실제로 일본에 있었던 이야기를 모델로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한국과의 교류도 별로 없었던 89년 , 일본이 전쟁중에 저지른 죄악을 까발리고, 작품속에 그대로 표현해낸 작가의 용기에 새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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