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절 '명혜사'를 둘러싸고 일어난 잔인한 승려연속 살인사건도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의뢰받은 일을 하고 온천도 할겸 떠난 여행을 떠났던 세키구치와 명혜사 취재차 나섰던 아츠코와 그 일행은 이해할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사건 현장에 있었던 교고쿠도 일행은 살해범이 되었다가 공범이 되었다가 관련자가 되었다가 하는 등 혼란한 상황속에서 경찰의 주목을 받으며 사건 속에 이끌려 다닙니다.

경찰의 검증과 조사를 하는 와중에도 세번째 , 네번째 희생자가 발생하고 잔혹한 사건속에 있으면서도 의연한 모습을 보이는 스님들의 태도는 이상하기만 합니다. 원조도 시주도 받지 않으면서도 유지되는 이상한 절, 여러 종파의 사람들이 몇십년간 조사라는 명목아래 속세에서 알지 못하는 절에서 생활하는 이유를 알수 없습니다. 

교고쿠도가 조사하던 곳간의 책들이 명혜사와 관련된 것임이 드러나고 첫번째 희생자인 스님에 의해 명혜사라는 있을수 없는 , 있어서도 안되는 존재가 유지되어온 사실을 알게됩니다. 나약한 인간이 만들어낸 욕망이 명혜사라는 결계안에 갇힌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게됩니다. 좁은 우리 안에 갇힌 스님들간의 관계라던가, 사건에 휘말린 교고쿠도와 일행들과의 관련성들이 드러나면서 미스터리와 같던 명혜사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집니다.

전혀 하나로 연결될것 같지 않았던 복잡한 사실들이 철서의 우리 (하)편에 이르러서 서서히 하나로 좁혀지면서 사건의 해결을 돕습니다. 몇십년을 기이한 상황속에서 유지되어온 명혜사와 자신들의 과오를 덮고 깨달음에 나아가려는 승려들의 이야기가  교고쿠도의 추리 앞에 모든 진실을 쏟아냅니다. 철서의 우리에 갇힌 이들의 감추어진 모습들과 과거 그들의 과오와 아픔들을 아우르면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들은 제법 읽기가 어려운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이번 철서의 우리 역시 일본 선종의 역사를 총망라하는 듯한 설명과 승려들의 선과 깨달음에 대한 수많은 문답들이 산재해 있어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듯하지만 , 이것마저 교고쿠 나츠히코 작가 특유의 화법이니 감안하고 읽는 다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