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한반의 실재 모둠일기를 책으로 엮었네요.

그냥 책으로 만들었으면 일기를 쓴 사람들끼리 보면되지 왜 출판까지 한걸까하는 생각도 했는데
읽다보니 남의 일기를 보는 즐거움도 있고 예비초등맘 입장에선 초등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어요.
아들 유치원에서 이번학기부터는 알림장을 쓰면서 엄마에게 확인을 받아오게 하고 있어요.

그냥 아이가 쓴 내용을 읽어보고 싸인을 해주면 되는 건데 학기초에

선생님께서 꼭! 빠뜨리지 말고 싸인을 해달라고 하시더라구요.

사소한 거지만 싸인을 해가지고 오고, 안오고가 아이들 아침기분을 좌우한다네요.

그렇게 작은것도 그런데 하물며 이런 모둠 일기를 쓸때 아이들이

 선생님께 보여드릴때 얼마나 설레었을까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나네요.

그날 엄마 아빠가 일기를 써주신 학생은 자기 일기를 먼저 선생님께 보여드리기 위해 애쓰기도 했겠지요.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엄마 아빠, 힘든 가운데도 일기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빠,
그런 부모의 일기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 그리고 선생님의 글을 읽으며

서로에대해 알아가는 모습이 참 정겹게 느껴지기도 했네요.

글쓰기는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니지요.
더군다나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하는 글쓰기는 혼자만의 글쓰기보다도 더 많이 신경쓰이는게 사실인데요.

다함께 노력해서 이렇게 한권으로 만든 본인들의 뿌듯함은 얼마나 클까 생각하면 대단한 일입니다.

이 일기를 완성한 학생들과 가족들은 적어도 이 일기를 썼던 그 기간을 평생 잊지 못할거란 생각이 드네요.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구요.

예비초등 아들은 올해부터 유치원에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독서 일기도 쓰기 시작하고, 원에서 쓰는 그림일기와 영어 일기도 간혹 쓰고 있어요.
며칠전부터는 한자일기도 쓰고 있네요. ^^;;
일기란걸 이렇게 많이 써도 될까 싶게 쓰고 있지만 아이가 싫어하며 쓰는 건 아니라서
일단은 계속하고 있답니다. 아이의 다양한 일기쓰기에 자극받아 엄마도 띄엄띄엄 하던 일기장을 다시 꺼내려 하네요.
아이와 함께 예전에 친구들과 하던 일기 돌려쓰기도 해보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이가 하는 일이 많아 기회만 보고 있네요.
서로의 마음을 좀 더 알아가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

 얼른 시작하고 싶긴한데 좀 더 적응하고 나면 기회가 오겠지요.
등학생이 되면 이 모둠 일기를 쓴 학생들과 비슷한 고민 비슷한 생각을 하겠지요.

그때가 되면 다시 꺼내서 한번 더 읽어보며 아들의 생각도 미루어 짐작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