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구멍에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있는 혹부리 영감의 모습이 보이네요

도깨비 무리를 보자 딸아이가 "엄마 무지개 도깨비들이야"라고 하더라구요

일러스트도 번짐효과가 있어 더 멋스럽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도깨비들의 여러가지 색깔이라 친근했는지 종종 책을 가져와 읽어달라 했답니다

옛날 옛날에 혹부리 영감이 산에 가서 나무를 하다가 날이 저물어 내려오다가 그만 나무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아요

하는 수 없이 고목나무 구멍에 들어가 누워있는데 한밤중이 되자 도깨비 한떼가 우르르 몰려나왔어요

헌데 도깨비들이 노래를 시작하는데 조금 생소한 "홍홍양양 홍홍양양"라는 노래였답니다

어깨가 들썩들썩 혹부리 영감도 느리게 따라불렀어요 "호오오옹 호오오옹 야아아앙 야아아앙" 

한데 어우러져 즐겁게 놀다보니 어느새 날이 밝아왔답니다

돌아가기 전에  선물을 주고가려고 혹부리영감의 오른뺨을 살살 만지니 어머낫! 혹이 똑 떨어졌어요!!!!

그러곤 도깨비들은 유유히 숲속으로 사라져갔지요

 

"홍홍양양"을 구성지게 노래불러주었는데, 어느날은 둘째아들이 흥얼흥얼 거리더라구요

지난밤 도깨비들과의 있었던 일을 듣자마자 곧바로 고목나무로 달려갑니다

 

소박한 집 마당에 감이 예쁘게 피었네요

엄마닭을 따라 아기병아리들이 삐약삐약.. 정겨움이 묻어났어요^^

딸아이가 "엄마 왼쪽 할아버지는 흰수염에 흰머리인데, 오른쪽 할아버지는 수염이 검은색이야"라고 하는거에요

이웃집에 사는 혹부리 영감은 혹을 빨리 떼고 싶은지 나무 구멍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밖에 나와서 도깨비들을 부르며 기다립니다

한밤중이 되어 숲속에서 도깨비들이 나왔는데, 이웃집 혹부리 영감은 도깨비들의 노래를 따라부르지 아니하고 다르게 불러요

도깨비들은 "홍홍양양 홍홍양양", 이웃집 혹부리 영감은 "양양양양 양양양양"

노래가 두서없이 섞이자 첫째 도깨비가 화를 내지만, 이웃집 혹부리 영감은 상관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불러요

결국 아무렇게나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다가 부딪치고 자빠지고 온 숲이 시끄러워졌어요

꼬끼오 닭이 울고 돌아갈 시간이 되자 이웃집 혹부리 영감의 오른뺨을 살살 만지자 아이고 맙소사 혹이 하나 더 생기고 말았어요..

'혹 떼러 왔다가 혹 붙인다'라는 말도 이때 생기게 되었답니다

불쌍한 이웃집 혹부리 영감은 혹이 두개가 되었어요 앞으로는 노래하는 센스좀 배우셔야겠어요^^;;;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는 워낙에 유명해서 익히들 알고 있는 전래동화이지요^^

본래는 한 혹부리 영감이 도깨비를 속여서 부자가 되고, 이를 흉내 낸 다른 혹부리 영감은 망신만 당하였다는 내용이지만,

오호선 작가님은 여러 채록 판본을 찾고 해석해 흥과 조화를 강조하는 우리의 혹부리 영감 이야기로 새롭게 되살려냈다고 해요

요즘은 전래동화는 권선징악의 성격이 짙어서 5세이전에는 읽히지 않는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이 동화는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노래와 흥을 주제로 하고 있어 창작동화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글밥이 많지 않아 네살인 둘째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답니다^^

 

 

 

< 길벗어린이 옛이야기 시리즈 >

01 밥 안 먹는 색시

02 옛날에 여우가 메추리를 잡았는데

03 오러와 오도

04 세상에 음악이 생겨난 이야기

05 우렁각시

06 팥이 영감과 우르르 산토끼

07 갑돌이와 용감한 여섯 친구

08 뒹굴뒹굴 총각이 꼰 새끼 서 발

09 노랑각시 방귀소동

10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