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다소 구수하지요 강아지가 담벼락 아래에 똥을 누는 표지그림도 인상적이구요 ^^

이 책은 애니 "강아지똥"을 보고 넘 감동을 받아서 구입하게 되었어요

솔직히 그림스타일이 화려하지 않고 토속적인 느낌이라 재미없을 것 같지만 내용에 깊이가 있더라구요

조금 슬프기도 하고 왠지 어른들을 위한 동화같은 느낌이 들어요

강아지 흰둥이가 담 밑 구석에 똥을 누웠어요

날아가던 참새가 강아지똥을 콕콕 쪼아 먹더니만 에그 더러워 하며 날아가버렸답니다

강아지똥은 그 말에 화도 나고 서러워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아요

똥을 주인공으로 한 그림책은 처음이라 낯설었는데, 더럽다고 천대받는 강아지똥이 조금 측은해보였어요

우리생활속 "개"와 "똥"에 관한 속담을 살펴보면 좋은 내용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

똥 누러 갈 적 마음 다르고 올 적 마음 다르다 등등..

그때 땅에 뒹굴고 있던 흙덩이가 그런 강아지똥을 보고 빙긋 웃었답니다

강아지똥은 화가나서 뭣땜에 웃냐고 따져 물었어요

흙덩이는 강아지똥을 똥 중에서도 가장 더러운 개똥이라며 대꾸합니다

강아지똥은 울음을 터뜨리고, 흙덩이는 미안하다며 달래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원래 흙덩이는 산비탈 밭에서 곡식도 가꾸고 채소도 키워며 지냈는데, 지난 여름 비가 내리지 않아 키우던 아기 고추를 살리지 못하고 죽게해 버렸대요

그러다 달구지에 실려오다 이곳에 떨어지게 된거구요

그때 소달구지 아저씨가 나타나 흙덩이를 소중히 담아 싣고 가버립니다

또다시 혼자 남은 강아지똥..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라며 자책하고 있었어요

흙덩이가 아기 고추를 살리지 못한건 어쩔수 없었다고 생각해요

비가 오지 않으면 흙덩이가 할 수 있는건 없으니까요..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엄마닭과 병아리 12마리가 지나가다가 강아지똥을 발견했어요

엄마는 강아지똥이 먹을 만한데도 없고 찌꺼기 뿐이라며 병아리들을 데리고 그냥 가버립니다

참새, 흙덩이, 그리고 병아리 가족까지 강아지똥에게 상처만 주고 떠나는군요

강아지똥은 정말 쓸모없는 존재일까요?!

강아지똥이 누워있는데 똥이 아니라 왠지 인형처럼 귀엽더라구요

살포시 감은 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