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작가님의 새신간이 출간되었어요 ^^

바로 <아씨방 일곱동무>를 그리신 이경경 작가님이신데요~

아이의 그림책을 많이 보다보니 그림만 보아도 척! 알 수 있는 눈썰미가 생겨버렸답니다

표지를 보니 자그마한 아이가 머리에 빨랫감을 이고, 빨래판을 들고 가는 모습이에요

주변엔 이름모를 꽃들이 피어있네요

예쁘장한 그림체와는 달리 치매에 관한 스토리라고 해요

몇몇 그림책을 통해 치매에 걸린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접해준 적이 있는데 조금 분위기톤이 다운되어 있더라구요

제목이 다소 길은 편인데 천하태평 게으른 금금이가 치매걸린 엄마를 어떻게 간병하는지 책장을 열어볼까요 ^^

어느 마을에 쪼글 할머니가 살았는데 아이도 없이 혼자였어 혼자 얼매나 외로우셨을까~

그래도 산짐승, 들짐승 챙겨주며 바쁘게 시간을 보냈지만 자식이 있었으면.. 한거야~

하루는 자갈밭을 매는데 하늘에서 씨앗 하나가 떨어져 마당에 심었더니 금빛 박이 지붕에 크게 열렸지 뭐야

이 박에서 무어가 나올까요? 흥부와 놀부 이야기처럼 금은보화가 나오진 않을까요? ^^

책을 읽어주는데 사투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판소리를 담아낸거라고 해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구수~하더라구요 ㅎㅎ

할머니가 흥명나는 노랫소리와 함께 박을 타는데 에구머니~ 박통이 쩍 벌어지며 아이 하나가 나온거야

할머니는 덩실덩실 춤을 추며 아이 이름을 금금이라 지었지

집안일 할때도 밭일, 논일 할때에도 잠시도 떼어놓지 않고 업어 키웠어

좋은 음식 먹여주고 금이야~ 옥이야 정성스레 키웠지

할머니가 연세가 많으신데 자식사랑이 참 깊은걸 느꼈어요

헌데 금금이가 먹는 음식들 중에 계란후라이, 피자, 과자, 피자가 있더라구요

처음엔 옛날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가 시대가 그리 멀지 않은걸 알 수 있었어요

지극정성으로 키운 금금이.. 헌데 키는 크질 않고 놀고 먹고 싸는 것만 으뜸일세~

그런데도 할머니는 좋아라~하셨어

금금이가 누워있는 방 좀 봐~ 개미랑 떡을 같이 나눠먹고 있네;; 방이 아주 엉망이지 뭐야

왠일인지 할머니의 얼굴 표정이 좋아보이지 않아 무슨일 있으신걸까?

세월이 흘러 할머니가 병이 나고 말았어 깜박증때문에 일을 제대로 못하는거야

할머니가 이에 눈물 콧물 흘리면서 "밥도 하나 못하고, 죽을 일만 남았네"라고 말씀하시자,

금금이가 이 말을 듣고 일어나 말해 "혼자 못하면 나하고 하지"

여태껏 놀고 먹기만 해왔던 금금이가 살림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아니나 다를까 밥이 설익고, 타고 때마다 달라

하루는 할머니가 옷에 똥오줌까지 싸고 말았어 치매 증상이 심해지신거야

금금이는 옷을 빠는데 아직 서툴러서 흰 빨래는 검게 빨고, 검은 빨래는 희게 빨아;;

초보 살림꾼 티가 팍팍 나네요 ㅎㅎ

이제 할머니가 병이 깊어져서 걸핏하면 어머니를 찾는다며 집을 나가셨어

덩달아 금금이도 어머니를 찾아다니느라 바쁘지

그러다 깜박 잠이 들었는데 에고야 어머니가 보이질 않는거야

이에 금금이는 어머니를 찾아 나서는데..

고개 넘고 샘을 지나, 강을 건너도록 할머니를 찾질 못했어

강물 밖으로 나와 어느 동네에 이르렀는데 그곳엔 어머니처럼 쪼글쪼글 노인들이 모여 계셨어

배고프다 하셔서 금금이가 나서서 가마솥에 죽을 쑤었는데 그 맛이 세상에 없던 기막힌 맛이야

구수한 냄새가 퍼져 나가니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끝도 없이 줄을 섰지

마지막 한그릇이 남았을때 드디어 꿈에 그리던 어머니를 찾았네

금금이는 어머니를 업고 집으로 돌아갔지..

창작동화이지만 아이가 없어 소원으로 아이를 얻었다는 부분이 전래와 맥락이 비슷하다 느꼈어요

판소리라 글을 읽어주는데 조금 힘들었지만 그림책에서는 접하기 힘든 부분이라 새로웠어요

철부지 없는 영락없는 아기같았던 금금이가 반대로 어머니가 치매에 걸리시어 아기가 되어버린 상황이 아이러니했어요

치매의 슬픔보다는 금금이의 성장한 모습을 보는것에 초점을 맞추어 보면 좋을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