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 비폭력·불복종’ 이라는 등식이 먼저 떠올랐다.
사실 그것이 내가 간디라는 사람에 대하여 아는 전부였다.
간디는 ’살고 싶은 사회를 몸소 구현하라’고 했다. 간디는 말을 통해서 보다는 본인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으로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드러내었다. 그런만큼 간디의 생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이 책에 손을 댔다는 자체가 무모한 짓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또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나는 그 이유를 옮긴이의 말을 통해 발견했다.
 

	"오래된 미래(ancient future)"라는 말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식은 어쩌면 "옛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했던 바로 그 삶의 방식에서 배워야 할는지 모른다는 문명사적 반성과 성찰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서 ’새로운’ 전문 지식이나 과학기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현대 문제의 상당 부분은 옛사람들의 지혜와 생활방식을 빌리면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바로 ’오래된 미래’인 것입니다. 교육 문제도 마찬가지 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교육 방법이 교육을 개혁하는 길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참으로 근거없는 오해입니다.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반드시 ’새로운 것’ 이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페이지 : 옮긴이(고병헌)의 말

 
 우리는 흔히 옛 것을 떠올리면 시골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더불어 시골에서 나는 소똥냄새, 청국장 냄새 등을 떠올린다. 이것들이 어떤 이에게는 아련한 향수와 더불어 미소를 머금게 하는 그리움일 수 있는 반면 어떤이에게는 퀘퀘하고 냄새나는 것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전해지는 조상들의 사상, 생활방식, 풍습 등은 진부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낡고 경직되고 고지식한’ 옛 것과 ’시대는 변했지만 아름답게 가꾸고 지켜나가며 발전적으로 계승해야할’ 옛 것. 우리는 전자를 ’인습’이라 부르고 후자를 ’전통’이라 부른다. 옮긴이의 말처럼 모든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항상 ’새로운 것’이 정답일 수는 없다. 옛 것을 익혀서 새 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古知新)’ 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옛 것을 단지 낡고 고지식한 버려야 할 것으로 여길 수만은 없는 것이다. ’창조는 수많은 모방에서 출발한다는 표현’은 이제 하나의 명제로 자리 잡을 많큼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말이다. 이말을 옛 것과 현대사회의 문제해결과 관련지어 생각해보는 것이 지나친 비유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