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을 받는다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것이 학교이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과거에는 어떤이유에서든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을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학교에서의 교육만이 정답이고 모범답이며 그 외의 길은 학교라는 체계적이고 견고한 체제에서의 부적응을 의미했다. 교실, 교사, 학교친구들, 교과서, 학년, 반, 운동장, 시간표, 중간고사, 기말고사, 교과과정...누가봐도 딱 정해진 길로 갈수밖에 없는 바람직한 시스템.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 대하여 가져온 단상이다. 
이 책은 1994년 초판이 나왔고, 이 책의 저자는 미국의 공립학교 교사로 20년 넘게 근무한 사람이다. 뉴욕주 올해의 교사상을 받을 정도로 누가 보기에도 학교라는 체제에서 훌륭하게 본연의 임무를 수행한 저자가 의무교육, 학교교육에 던진 의문과 문제점은 무엇이었을까? 비록 강산이 한번 변하고 또 절반정도가 바뀔만큼의 긴 시간전의 이야기지만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지배권력의 효율적인 인민 통제를 위한 도구라는 측면에서 바라본 학교. 나치즘의 확산과 관련한 다소 섬뜩한 예를 들었지만 그냥 듣고 흘려버릴 수만은 없는 부분이었다. 그렇다면 지배계급의 효과적인 인민의 통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저자가 제목으로 밝힌 바와같이 학교라는 도구를 이용해 바보시민을 양성하는 것에 있다. 학교라는 체제속에 양성된 바보는 아는 것은 많다는 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바보의 개념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바보는 어떤 바보인가. 이 책에서 지적하는 바보는 생각할 줄 모르는 바보이다. 내가 사는 사회, 나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내가 살아가는 이 제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줄 모르는 바보. 학교는 짜여진 교과과정, 시간표, 수업종소리, 획일적인 교과지도 메뉴얼, 객관식 오지선다형 시험들로 많이 아는 바보들을 양성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교육에서는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키우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역사교과서 내용수정 논란을 둘러싼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배권력이 국민의 이념과 생각을 통제하려 하는 이 무모한 시도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이 섬뜩한 사실이 10년이 넘게 지난 오늘날에도 진실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서웠다.  저자는 이렇게 학교교육이라는 틀에서 바보를 양산하는 대신 지역사회가 중심이 되어 배우고자하는 사람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르치자고 주장한다. 과감하게 교사 자격증이라는 제도역시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물론 매우 추상적인 해법이고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근 몇년새에 활발해진 대안교육, 공동체 교육, 홈 스쿨링 등의 다양한 가치관에 의한 다양한 교육방법들을 보면 저자의 주장을 한 개인의 공상이라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이 책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약 15년여전에 번역된 책이다. 그만큼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고 비판하는 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수만은 없다. 이를테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학교가 맡고있는 다양한 기능들의 공공성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그동안 무비판적으로만 받아들였던 학교라는 견고한 시스템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의미있는 경험이었다.
교육의 문제는 시절이 흐르고 시대가 달라져도 본질적인 부분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그런 점에서 아무리 오래전에 쓰인 책이라도 한번쯤은 읽고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