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은 내게 항상 약속장소이다.
친구들과 만날때, 가장 적합한 장소가 서점같다.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려면, 할일없이 시간을 죽이게 되고, 설사 갖고 있는 책등을 읽다보면 눈치가 보여 괜시리 원하지 않은 커피를 몇잔씩 마시게 된다.
하지만, 서점에서는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다.
다양한 책들과 서점 직원들의 개성에 맞게 진열해 놓은 책들을 보면서, 사고 싶었던 책도 사고, 또는 미처 몰랐던 책도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나에게 서점은 약속의 장소가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그런 서점에 난 명탐정 홈즈걸의 등장하였다는 점에서 무척 궁금하였다.

세후도 서점.
그곳에는 우리나라 서점에서와 마찬가지로 서점 직원들이 있다.
한국 서점을 그리 다녀보았지만, 그다지 책을 찾아본 경험도 적고 해서 서점직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책 [명탐정 홈즈걸의 책장]은 바로 서점에서 근무하는 서점 직원들이 주인공이다.
바로, 6년째 세후도 서점에 근무하는 교코 기노시다와 6개월된 아르바이트 점원인 다에이다.
교코가 맡은바를 성실하게 임하는 편이라면, 다에는 머리가 좋은 빠릿한 점원이라고 할수 있다.
특히 교코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그냥 지나가지 못하고, 꼭 풀어주고 싶어하는 따뜻한 심정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따라서, 서점에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해결해 주려고 한다.
시미즈 노인의 SOS를 풀어냈고, 20여년 전에 죽은 사와마츠 다카시의 비밀을 해결하였고, 채원을 두고 벌어진 소동을 해결하고, 나호코의 병문안 책과 관련된 비밀스러운 인물과 트로피컬에 대한 오해 등등...
교코의 따스한 마음과 오지랖, 다에의 빛나는 추리력으로 고객의 고민거리를 모두 해결해 주었다.
특히 사와마츠 다카시의 사건은 정말 기억에 남을 정도로 책과 사랑의 조화가 아름답게 다가왔다.

책을 모아 놓고 소개하고 손님들에게 파는 곳이 바로 서점이다.
책 속에는 사연이 있고, 책과 관련된 사연이 읽는 사람과 함께 새로 만들어진다.
그 사연속에는 세후도 서점이 있었고, 따스하고 영민한 눈을 가진 점원들이 있었다.
서점을 항상 책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편이어서, 그속에서 근무하는 점원들의 삶과 책을 사고 고르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제 앞으로 서점에 가면 책만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점원, 손님들의 대화가 귀기울여질 것 같았다.
귀엽고, 따스하면서도, 책과 관련되었다는 점에서만으로도 너무 괜찮은 책이었다.
아쉬운 점은 소개된 책이 모두 일본책이었다는 점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책을 읽어보면 좀더 책 속의 이야기와 공감이 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