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는 지난해 여행을 준비할 때 '파리'와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여행지다

비록 다음여행지로 미루긴 했지만 하와이는 언제든지 부담없이 늘 한번쯤은 떠나고 싶은 곳-

 

내게는 영화 '하와이언레시피'와 '디센던트' 를 통해

현지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자세하게 알게 된 여행지이기도 하고,

마치 시계가 없는 것처럼 살고 있는 영화 인물들의 동선이 부러워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무 기대없이 펼쳤다가 너무 재밌게 읽은 책, '파라다이스의 가격'으로

좀 여유있는 일정으로 떠나고픈 여행지가 된 곳,

하와이!

 

사실 책표지에 끌려서 펼쳤던 책을 한번에 읽었던터라 책을 다 읽고나서야 제목을 제대로 봤다

파라다이스의 가격-

그렇다. 저자 말대로 평이하게 살아가는 이 시대인들에게 파라다이스를 즐기려면 가격이 필요하다

 

 

"파라다이스의 가격은 비싸다. 그곳은 어디든 마찬가지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싸게 갈 수 있는 곳이라면 파라다이스가 아니다.

누구는 마음 속에 파라다이스가 있기 때문에 굳이 떠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걸 믿는 것이 순진한 것인지, 믿지 않는 것이 순진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그걸 믿지 않는다. 어딘가에 파라다이스는 실제로 있어야 한다."

 

 

소설가 서진 부부가 55일간 하와이에 여행 혹은 짧게 체류하면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담겨있는데

많은 이들이 파라다이스로 생각하는 '하와이'에서 지내는동안 분명 비용은 발생했지만

저자는 ‘하와이의 가장 좋은 것들은 모두 공짜다’라고 요약한다

 

호화로운 호텔, 신혼여행 등 하와이 하면 단박에 떠오르는 값비싼 것들이 아닌

청명한 공기, 열대어와 산호초가 가득한 바다, 보드를 즐길 수 있는 파도,

진귀하게 생긴 나무와 폭포 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글로만 묘사되어 있었지만 책에 등장하는 하와이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도

내게는 그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가능케했다

 

저자는 호텔이 아닌 곳을 임대해 현지인과 여행자의 경계에서 지켜본 하와이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어느날은 관광가이드가 되어 하와이를 여행하기도 하고

어느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온종일 보드를 즐길 수 있는 파도에 취해 시간을 보내고

어느날은 내가 하와이에서 제일 가고 싶은 할레이칼라로 여행을 떠나 머리에 꽃을 꽂고 춤을 추는 와이프를 바라본다

 

이런게 저자가 말한 '알로하 마인드' 아닐까.

하와이 곳곳에 넘쳐흐르는 행복한 기운.

시계를 통해 해가 지고 떴음을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해가 지고 뜨는 눈부신 풍경을 통해 시간을 가늠하는 삶.

내 가슴에 가장 와닿았던 문장들은 아래처럼 그저 하와이에서의 평이한 시간이 적혀있는 페이지에 있었다

 

"하와이는 계절의 변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오늘이 어제 같고, 또 그제 같기 마련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기를 정리하고 커피를 마시고 근처를 산책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바다에 나가 수영을 하거나 바다보드를 타고 석양을 본다

이런 식으로 매일 비슷하게 지내니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파라다이스에 가까웠던 하와이에 다녀온 서진 작가는 또다른 완벽한 파라다이스를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파라다이스의 가격에 상관없이 파라다이스의 존재를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지금의 나처럼-

 

머지않아 내 가슴을 탕!하고 쳤던 이 책의 마지막 사진, 그 하와이 풍경을 만나러 가야겠다

하와이 공항 출국장에 걸려있는 "아 후이 호우(A hui hou)"

다시 만날 때까지,라고 인사하는 하와이에 나는 이미 마음을 빼앗겼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