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보면 항상 의견이 엇갈리는 내용이 있다. 개인 사생활의 존중이냐, 공익을 위함이냐의 문제이다. 대표적인 문제가 CCTV의 설치와 관련된 문제이다. 최근에는 어린이집 폭행사건과 관련하여 한창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한 사람의 잘못으로 대부분의 선량한 선생님들이 피해를 보았던 사건으로, 정부의 후속조치와 관련하여 CCTV설치에 대한 논의가 되었다. 하지만 늘 논쟁이 있는 부분으로 아직까지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여러가지 사건이 겹치면서 그대로 묻히는 건 아닌가 싶다.

 

  사생활 침해에 관련된 뉴스는 자주 접할 수 있다. 연예인들이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파파라치들을 통해 사생활침해를 받는다거나, 극성팬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거나, 혹은 개인의 대화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문제가 그렇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카카오에 대한 정부정부의 사찰이 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관련 문제가 나올 때마다 나오는 말이 '빅드라더'이다. '빅브라더'는 소설 '1984'에 나오는 인물로 모든 것을 감시하는 사람을 일컷는다. 

  '1984'는 조지 오웰의 1940년대의 작품으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담고 있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체주의가 미래를 지배하는 세계관을 드러낸다. 그들은 '빅브라더'라는 텔레스크린 혹은 마이크로폰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하나하나는 통제한다. 이를 넘어 사상을 통제하는 '사상경찰'이 등장하기도 한다. 역사는 항상 새롭게 쓰여지며 '이중사고'를 바탕으로 통제된다. 여기서 말하는 '이중사고'란 현재에 맞게 과거를 고쳐쓰며, 그것을 마치 사실인 듯 인식하고 나아가 과거를 잊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전체주의는 개인의 사고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윈스턴 처질의 유명한 말은 여기서도 적용되는가 싶다. 그러고 보니,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도 윈스턴이다. 하지만 윈스턴 처질의 경우 1965년이고 이 책은 1948년에 출간되었으니 단순한 우연인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출간년도는 앞서 말한 듯이 1948년이다. 조지 오웰이 생각했던 미래란 약 40년 후의 미래이지만, 기술적인 부분으로만 볼때, 오히려 현재와 닮아보인다. 전체주의로 상징되는 '당'은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사람들의 사상을 지배한다. 그들의 행동을 제약하고, 사상을 지배하고, '당'이 이야기하는 것만 믿으며, 감정이란 '빅브라더'를 향한 사랑만이 인정되는 세상. 이것은 영화 '이퀄리브리엄'과 많은 부분이 닿아있다. 책과, 영화는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윈스턴은 인간성을 지키려는 인간이다. 이 책은 아마도 인간성을 상실하는 인간에 대한 위험성을 시사 하고 있는데, 이것은 오브라이언의 말로도 잘 나타난다

 

  '권력은 고통과 모욕을 주는 데 있는 거야. 권력은 인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자신들이 원하는 새로운 모양으로 뜯어 맞추는 거야. 그럼 자네, 우리가 창조하고자 하는 세상이 어떤 것인지 알 만한가? 그건 옛날의 개혁자들이 상상했던 어리석은 쾌락주의적 유토피아와는 정반대되는 걸세. 공포와 반역과 고통의 세계이며, 짓밟고 짓밟히는 세계이며, 다듬어질수록 한층 더 무자비해지는 세계야. 우리 세계에서의 발전은 더욱 심한 고통을 향한 진전일세.......우리는 이미 혁명 전부터 존재해온 사고의 습성을 때려부수고 있네. 우리는 이미 부모자식 사이, 사람들 사이, 그리고 남녀 사이를 끊어버렸어. 이젠 어느 누구도 여편네나 자식이나 친구를 믿지 않는 거야. 그리고 미래에는 아내도 친구도 없을걸세......충성심이란 당에 대한 것밖에는 없는 거지. 사랑 역시 빅 브라더에 대한 사람밖엔 없고. 웃을 또한 패망한 적에 대한 승리감에서 우러나는 웃음밖엔 없어. 예술도 문학도 과학도 없는 거야. 우리가 전능해지면 과학 따위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돼. 아름다움과 추잡함의 구별도, 호기심도, 살아가는 과정에서의 즐거움도 없을 걸세. 모든 경쟁에서 오는 기쁜도 소멸되는 거야. 하지만 언제나, 한결같이 비대해지고 한결같이 묘해지는 권력에늬 도취감은 언제나 전력할거야. 언제나, 어느 순간에고 전율을 일으키는 승리감과 무력한 적을 짓밟는 쾌감 따위가 있을 걸세'_1984, 문학동네,  p327~328.

  일본의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는 - 언젠가 공각기동대에 대해서도 글을 쓰는 날이 있을 것 같다. - 는 사람의 뇌가 전자화 되고, 다른 장치 없이 곧바로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세계를 그린다. 이러한 세계에서는 전뇌간의 병렬화를 통해 사람에게 쉽게 동화되고, 동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은 애니메이션의 커다란 줄기인 'Stand alone complex'를 쉽게 발생시키는데, 이는 바이러스 등으로 뇌가 오염되어 비이상적인 집단 행동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시대상, 사회 등이 하나의 기준이 되는 사건이 발생 후 오리지날이 없는 범죄 동조현상이 나타나는 심리적인 현상이다. 이러한 전뇌의 병렬화는 '1984'에서 말하는 인간성 상실을 좀 더 쉽게 해준다. 또한 애니메이션에도 등장인물들이 인간성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어쨋거나 '1984'는 인간성 상실에 대한 디스토피아를 다루고 있다. 아마도 예상컨데, 많은 SF장의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어쩌면 사실, 현재의 사람들도 과거에 대해 많은 부분을 상실했을지도 모른다. 사람을 앞에 두고 서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지는 것은 대표적인 이러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책을 교실에서 읽으면 왕따를 시키는 '책따'까지 생겨났다고 하니, 더 할말이 있을까. 인간이 인간다워 지는 것. 어쩌면 기계에 둘러쌓인 현실에서 우리가 잃지말아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