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책의 앞머리에 유토피아를 U-topia 라고 적으면 “없는 장소”가 되지만 Eu-topia하고 적으면 유토피아는 “행복도시”가 된다. 라고 서두를 시작한다.

나는 “존재하지 않는 도시와 행복도시” 라는 낱말에서 알 수 없는 동질의 느낌을 받았다. 우리들이 가보지 못한 이상향의 무지개 같은 곳이라고 생각 들었다. 사상가이며 정치가인 토마스 모어경은 16세기 유럽의 사회적 배경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가상의 포르투갈인 라파엘를 통하여 인류가 꿈꾸는 유토피아 제국을 건설하였다. 당시 토마스 모어경이 살던 사회적 배경은 중세유럽의 끝날 무렵이며 근대화 물결이 일고 있을 때이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제1권은 당시의 현실에 대한 비판의 내용으로 쓰여 있다. 특히 왕들에 관한 구절에서는 대부분의 왕들은 하나같이 군사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평화를 위한 기술을 돌보지 않으며, 어떻게 하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영토를 얻을 것인가에 몰두할 뿐 지금 가지고 있는 나라를 어떻게 잘 다스릴 것인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라고 사회 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각료들도 아부하고 동의하는 소리뿐 이라고 하였다. 법률에 관한 비판에서는 하루에 20명의 절도범을 십자가에 걸어 처형하는 가혹한 현실임에도 수많은 도둑들이 사방에서 계속 생겨나는 것은 놀라울 뿐이라고 하면서 이를 빗대어 당신들이나 세상의 상당수는 학생을 가르치기보다 두들겨 패는 어리석은 선생을 흉내 낸다며 적절한 비유를 들어 과도한 처벌보다 합당한 형벌을 주어야 추가적인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그들이 먹고살 방법을 익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라파엘은 주장하였다. 또 하나의 표현은 온순한 양들이 사나워지고 게걸스러워지기 시작하여 마침내 인간들마저 집어삼킬 정도라고 표현하였다. 이는 토지소유자층 젠트리들이 양의 모피를 얻기 위하여 토지며 가옥이며 도시를 황폐화시켜 사람들을 몰아내고 그곳에 양들을 방목하기 위한 울타리를 둘러놓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하여 힘없는 자들을 배려하지 않았다. 농민들은 농사지을 땅을 잃고 도시의 노동자들은 직업을 잃고 빈민층이 되어 격심한 생활고를 겪는다. 중세 말 영국은 모피의 생산으로 큰 부를 축적하는 근대화의 물결이 일고 있을 때이다. 이것이 바로 인클로저 운동이다. 이후 곡물의 상승으로 자본가가 소농민들의 경작지를 흡수함으로 농민들은 도시로 유입되어 임금 노동자가 된다. 그럼으로써 공업에 필요한 노동력이 값싸고 풍부하게 제공된다. 이것이 제2차 인클로저 운동이다. 영국의 사회상을 배경으로 비판이 되고 있다. 토마스 모어는 라파엘을 통하여 또 이야기 한다. 사유재산제도가 시행되고 돈이 모든 것의 척도가 되는 곳에서는 어디서고 국가가 정의롭게 다스려지거나 번창할 수 없다고 말하며 재화의 공평한 분배와 화폐의 폐지를 말하며 공산주의 사회를 대입시키고 있다.

제1권에서 현실의 상황을 예를 들며 비판을 하는 것은 당시의 중세유럽 농민들의 가난하고 빈곤함을 암시한다. 빈익빈 부익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토마스 모어는 비판하며 지주나 자본가들의 부의 축적을 견제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머스 모어에게서 봉건주의 국가에 대한 비판의식이 맹렬하게 전해져 왔다. 어쩌면 헨리8세와 앤 불린에 대한 종교적인 문제가 더욱 공산주의 국가를 이상향으로 이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 제2권은 인류가 그리워하는 최고의 복지국가를 체계적으로 열거하고 있다.

(1) 신천지 유토피아

유토피아는 섬으로써 초승달처럼 생겼고 54개의 넓고 웅장한 도시국가들이 있다. 언어와 습속과 제도와 법률이 동일하다. 매년 각 도시국가는 사리에 밝은 세 명의 장로들을 수도인 아마우로툼에 위치한 의회로 파견하여 공적인 문제를 처리한다. 토지는 각 도시국가에 공평하게 분배된다. 그들은 토지를 재산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경작지로만 여긴다. 각 농가는 적어도 남녀 사십 명과 상주하는 노예 두 명으로 구성되며 농가 30가구를 묶어 촌장 퓔아르쿠스가 책임진다. 매년 농가 단위별로 이십 명이 도시로 돌아가는데 이들은 2년 동안 농촌 복무를 완수한 사람들이다. 추수의 계절이 되면 추수를 돕기 위한 일손들이 농촌에 내려온다.

(2) 유토피아의 사회 경제

유토피아 시민은 남녀를 불문하고 누구나 농업을 생업삼아 종사하고 농업기술 외에도 도시사람들은 자기에게 알맞은 기술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들의 옷은 남녀 성별과 결혼 여부에 따른 차이를 제외하고는 모양이 같은 옷을 만들어 입기 때문에 의복에 관련해서도 적은 노동력이 투여된다.

그들은 하루를 이십사 시간으로 나누어 여섯 시간 일한다. 오전에 세 시간, 점심을 먹으며 두 시간 동안 쉬고 나서, 다시 오후 세 시간 일하고 저녁을 먹는다. 저녁 8시경에 잠자리에 들어 여덟 시간 동안 잔다. 그 외의 여유시간은 지적활동을 하며 보낸다.

유토피아에서는 건축물을 새로 짓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들은 건물에 생긴 하자를 서둘러 보수하며 적은 비용으로 건물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노력한다. 그들은 공동으로 생산한 물품들을 동등하게 분배하여 사용한다.

유토피아인 들은 여행을 할 때 여행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한다. 여행은 자유로우나 여행증명서가 없으면 도망자로 간주되어 매서운 처벌을 받게 된다. 그들은 여행을 하면서도 생산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소속공동체에서 일을 해야 한다. 대신에 식사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그들은 소비하고 남은 생산품은 수출하며 부의 상징인 금과 은은 죄수들의 족쇄와 경멸스런 것에 사용하고 긴급 시에는 용병을 사기 위해서 쓰인다.

노예들은 유토피아인 으로 죄를 지어 자유를 박탈당한 시민도 있고 다른 나라 시민으로서 사형선고를 받고 온 사람들 또는 노예를 자처하는 사람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노예로 태어나거나 전쟁포로가 노예로 되는 일은 없다.

죽음에 있어서도 불치의 병에 걸린 환자들에게는 충고로서 안락사를 권한다. 안락사를 받아들인 환자들의 죽음을 존경한다. 하지만 자살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의 예를 갖추지 않고 시신을 아무 웅덩이에 아무렇게나 던져 버린다. 이부분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상실한 소모품 같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 개인의 존엄성 보다는 공장의 비품처럼 필요에 의해서 구성되는 요소같다.

유토피아 사람들의 결혼은 여자는 18세, 남자는 22세 이후에 가능하다. 그들은 한명의 배우자와 결혼 생활을 유지하도록 권하며 결혼 생활 중 간통의 경우 가장 참혹한 처벌인 노예로 다스린다.

유토피아인 들은 전쟁을 싫어하지만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용병 자폴레테스 사람을 고용하며 유토피아인이 전쟁에 나갈 때에는 살아 돌아오는 것을 최대의 치욕으로 여긴다. 인간적인 차별과 자국의 이익을 더욱 극대화 하고 있다.

유토피아 섬 전체에는 다양한 형태의 종교가 존재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라파엘씨의 전파로 유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점차 그리스도로 개종 하였다. 유토피아인 들이 쉽게 개종한 이유는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였다는 점을 좋게 공감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표현하였다. 이로써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도시로 결말을 맺는다.

개인 보다는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으로 하고 다양성 보다는 획일화로 불평등을 없앤다는 국가의 모습을 보며 사회주의를 떠 올렸다. 공산주의가 현제의 국가론과는 맞지 않아서 몰락 하였지만, 토마스 모어경의 이론이 인간의 마음을 통제할 수 있었다면 분명 유토피아 일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개인의 개성과 다양성 그리고 자유와 창조를 추구하기에 유토피아는 모순이 많다. 토마스 모어경도 사유재산과 화폐경제를 철폐한 공산주의적 경제체제를 특히 황당무계한 생각이라 표현 하였다. 공산주의 국가에 대한 체제를 의아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마음을 숨기고 있다. 16세기 영국의 사회적 배경이 어둡고 암울하여 농민과 노동자들이 빈곤에 허덕일 때 토마스 모어경은 공산주의 체제를 국민의 편에서 국민을 위한 꿈으로 보고 표출한 것 같다. 국민에게 위안을 주는 유토피아가 모순 없이 우리 사회에도 부활하기 바란다. 사유재산과 화폐의 폐지 그리고 하루 6시간의 노동을 하고 누구나 행복한 웃음을 웃는 그런 이상국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