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가 이문열의 젊은날의초상이라면 90년대초반부터는 이 상실의 시대가 단연 대학생들의 대중소설 1위가 아니었을 지.. 가끔 집에서 혼자서 맥주나 와인한잔 하는 버릇도 생각해보면 하루키 소설의 전유물이었죠. 본인은 결혼해서 잘 살고 있지만 독신주의자에게 이상적인 모습을 그린 것도 하루키의 주인공들이었을지도.. 상실의 시대는 꽤 두꺼운 데 이상하게 너무 빨리 읽게 되는 그런 책이죠. 어떤 부분은 금기시되는 일탈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충만보다는 상실을 더 오래 기억하게 되는 20-30대에게 가슴깊이 와닿는 어두운 방안에서 혼자 있는 듯한 고독의 색채를 느끼게 해주는 문체죠 누군가를 잃어버린 기억이 있는 사람에게 공감을 주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하루키 소설은 거의 다 읽어봤지만 아무래도 이 상실의 시대를 넘어서는 책은 없는 듯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