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칼날을 꿰뚫어 보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였을 때는 사람들이 뉴스와 신문을 보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활자를 통해 습득하는 시간들이 많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터는 물론 각 개인이 스마트폰을 갖기 시작하면서 쏟아내는 정보의 양이 너무나 많아졌다. 매일마다 사건 사고를 받아들이는 진실을 명확히 알지 못한채 잡초처럼 피어나는 많은 곁가지들 때문에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를 정도로 홍수의 바다로 둥둥 떠밀리다 보니 매일 아침마다 각 신문에서 크게 박히는 헤드라인을 통해 조금이나마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아침마다 신문을 읽어주는 뉴스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가장 눈길이 가는 시간이 짤막한 만평을 보는 일이다. 수 많은 글귀를 뒤로하고 가장 핵심적인 칼날이 도드라져있는 단 한장의 그림은 너무나 명확히 진실의 참과 거짓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만평을 선택한 기준을 매우 단순하다. 무엇보다 의미와 영향력, 긴장의 순간을 표현하는 능력과 장기적 경향, 그림의 효율성과 미적이고 시작인 차원이 그것이다. - p.9

만평을 볼 때마다 핵심을 찌르는 펜 사이로 너무 하다 싶을 정도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한 컷의 그림은 다분히 정치적이지만 그들이 갖고 있는 날카로운 펜 사이로 누군가 느끼지 못했을 혹은 누군가만 느꼈던 그 진실을 명확히 드러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장크리스토프 빅토르의 <세상을 향한 눈>는 만평을 통해 세계의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책도 백과사전만큼이나 커서 도판을 시원스럽게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 세계 언론들의 최고의 만평으로 보는 세계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비판과 풍자가 가득하다. 만평에는 정치적인 함의가 가득하고 수천, 수만 명이 보고 읽기 때문에 그 만큼 더 영향력이 있는 매체 이기에 그림을 그리는 만평가들이 자신의 목숨을 위협하는 순간에도 펜을 놓지 않고 진실을 위해 이야기 해왔다.

위에 언급한 만평의 기준을 통해 바라본 만평을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세계사를 완전히 뒤집을만큼 사건과 사고 속에서 진실을 숨기고 발병해왔던 어두운 역사의 이야기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것이 약간 속이 쓰리지만 만평을 통해 세상을 향한 눈을 조금이나마 키워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신문을 볼 때 빼놓지 않고 봐야 할 것이 만평이라고 생각한다. 한 컷의 그림 속에서 들어있는 수 많은 함의적인 의미들을 해석하고 생각함으로서 세상의 참과 거짓을 분별할 수 있는 눈을 여는 것만이 정보의 바다 속에서 숨쉬고 있는 우리들의 일이 아닌가 싶다. 

'악마의 시'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하고 이슬람 교도들에게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살만 루슈디의 이야기부터 프랑스 공화국 대통령인 프랑수아 올랑드의 이야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혹은 먼나라의 이야기까지 세세히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선별하여 다룸으로써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었던 세계사를 조금 더 세밀하게 바라보는 기분이 들었던 책이었다. 정치를 하는 분들이나 사건을 먼저 시작하고 동조했던 세력들이 이 만평들을 본다면 다소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을 것다. 자신의 정치적인 행위와 의미들을 까발며 누구보다 더 신랄한 태도도 그를 풍자하며 혀를 내두를만한 평가가 그들의 목을 조이겠지만 그 누구보다 많은 국민들 가운데 더 없이 날카롭고, 면밀하게 그들의 정치적 행위를 간파하는 것 또한 만평이고, 만평가의 일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만평 뿐만 아니라 세계의 만평을 더 보고 싶을 만큼 의미가 깊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