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이 책을 주목한 계기는 이 책을 쓴 아샤 미로가 아니었다. 이 책을 번역한 손미나 아나운서의 브랜드네임 때문에 <엄마에게 가는 길>에 눈길이 갔다. 손미나 아나운서가 유명한 것보다는 kbs 방송시절 그 어떤 아나운서 보다 호감이 갔던 아나운서중 한 명이었다. 그녀가 스페인의 유학길에 올랐고, 책을 내고 여행작가가 되고 또한 이제 번역자가 된 그녀의 길을 꾸준히 봐왔다. 특히 그녀가 쓴 <스페인, 너는 자유다> 이책은 그녀의 두권의 책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다. 스페인의 느낌도, 그녀의 느낌도 모두 다 자유로왔기에.

새벽녘 잠자리에 들었다가 잠이 안와 이 첵을 펼쳐 들었다. 인도의 여자아이가 스페인으로 입양이되었고 그 아이가 커서 자신의 나라인 인디아를 찾는 모습. 그게 이 책의 핵심적인 내용이었다. 손미나 아나운서는 스페인 유학시절 휴지통을 옆에 기고 펑펑 울며 읽었던 책이었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녀의 삶이 안타까웠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그녀가 인도로 가면서 그녀를 입양하던 날부터 쓴 그녀의 양부모가 쓴 일기글이 함께 교차가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의 떨리는 마음이 그녀의 엄마가 쓴 일기를 통해 마음이 잔잔히 가라않는다. 그 어떤 염려속에서 그녀와 그녀의 엄마는 같은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나는 왜 버려졌는가? 왜 나는 나의 조극을 품을 떨어져 왔는가? 정체성의 혼란은 그녀의 친 부모를 찾고, 그녀의 피붙이를 찾으며 그렇게 아샤 미로의 엄마에게 가는 길을 끝맺고 있었다. 사실, 아샤 미로의 입양기보다 그녀가 자신의 조국을 찾는 것만큼이나 자주 브라운관을 통해 우리나라를 찾는 입양간 사람들을 자주 보았다. 친부모를 찾고, 그들과 대화를 통하지 않아도 그 뿌리를 찾아 헤메는 모습은 안타깝고 슬펐다. 더욱이 한번의 버림으로 다른 나라에 가서 잘 살기를 바랬던 아이는 입양이 되어서도 아픔을 삭이며 힘든 여정을 볼때면 그 아픔은 두배로 더 가중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가는 길>을 읽으며 교차되는 이야기가 그 어떤 글 보다 더 슬픔을 대변한 글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보다 더 안타까운 사연을 많이 봐서 그런 것일까?

아마도 그녀가 살면서 그녀가 그리던 그리움과 안타까움이 내 마음속에 박혀들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의 뿌리를 찾는 것! 그녀가 버려지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그녀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버림받았다고 생각했던 가슴의 상처가 스르르 아물었을 것이다. 그녀가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자랄 수 있었던 건 온전히 양부모의 사랑 덕분이 아닌가 싶다. 낳은 부모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으로 만난 인연도 붉은 피 만큼이나 진하다는 사실을 이 책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