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일본을 구석구석, 균형있게 볼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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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껏 어느 정도는 일본을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강태웅 교수의 <이만큼 가까운 일본>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너무나 단편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애증적인 단면을 보여주는 이웃나라인 일본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들의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사회, 예술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면면을 깊게 바라보지 못했다. 아마 이 책을 안 읽었다면, 지금도 일본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데? 하며 말했을 것이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조선에서는 일본에 통신사를 보내 일본의 동태를 알아보려고 갔지만 당시 왕이었던 선조에게 자신이 본 것들에 대해 서로 상반된 의견을 피력했고 결국 일본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한 우리는 임진왜란을 겪어야 했다. 애증가득한 이웃이지만 우리에게는 꼭 알아야 할 나라가 일본이라는 것을 몇 백년전의 전쟁을 통해 교훈 삼아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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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재밌게 보았던 만화인 '은하철도 999' ' 마징가Z' '천사소녀 네티'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 이 만화 모두가 일본 만화였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에 다녔을 때만 해도 일본과 문화교류가 원활하게 잘 되던 시절이 아니었고, 문호개방이 되느냐 마느냐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갔던 시절이었다. 그런 시기를 지나 이제는 그 어떤 규제의 벽 없이 일본의 문화를 자유자재로 받아 들이다 보니 어색하게 느껴졌던 일본 소설들이 점차 우리의 문학을 읽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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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소설을 통해 일본인의 국민성이나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적인 교류는 원활해졌으나 그들이 살고 있는 지리적인 위치나 섬나라인 일본의 역사, 지형과 기후, 재해, 행정 구역등 실질적인 그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헤아리지 못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오키나와에 대한 것과 오키나와를 450년간 통치했던 류큐 왕국에 대해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 류큐는 일본에 편입되고 호칭도 오키나와 현으로 바뀌면서 일본의 또 다른 나라인 류큐 왕국의 역사는 끝이 났다. 더불어 세계 2차대전에 가담하면서 가장 피해를 본 곳이 바로 오키나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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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현재 우리나라와는 달리 군대가 없지만 '자위대'가 있고 병력은 우리보다 훨씬 더 못 미치지만 국방예산은 우리보다 몇배 더 많이 쓰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주둔한 미군보다 일본에 주둔하고 미군이 배 이상으로 많이 주둔해 있다. 우리나라의 군대와 같은 형식으로 일본이 자위대를 갖고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것이 자국을 지키는 방어의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는 것과 이전과 달리 다른 나라와 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막아놓았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이 자위대의 범위를 넓혀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역사에 있어서는 전쟁에 대해 우리가 느끼는 일본의 '반성'과 일본 내에서 느끼는 '반성'은 또다른 색깔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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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후대에도 깊은 반성과 다시는 인종 차별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을 쓰면 안된다는 독일과 달리 일본 내에서는 이웃나라인 우리나라와 중국에 대한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전쟁의 피해는 이웃나라인 우리와 중국이 아니라 자신들이 전쟁에 참전해 겪는 피해에 대한 것들에 대한 자각하고 반성한다는 말에 대해서는 이웃나라인 일본을 더 먼 나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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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큰 장점은 지금껏 알고 있던 일본의 면면을 더 세세하게, 구석구석 있는 그대로의 일본의 모습을 알려주고 있기에 그 어떤 책보다 균형적인 시각으로 이웃나라인 일본을 바라보게 만든다. 역사적인 모습에서는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만큼 역사적인 숙제가 남아있지만 경제, 사회, 예술, 문화, 생활 풍습에 이르기까지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 단편적인 일본의 모습이 아닌 더 깊이 살펴보고, 그들의 모습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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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해 심도있게 들어가는 책은 아니지만 일본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았던 독자라면 이 기회에 일본에 대해 한발자국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알고 있는 것 보다 모르는 지식들이 많아 일본이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들을 조금이나마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