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힘과 정신을 깊이 통찰해 볼 수 있는 한 권의 책.

 영국이 유럽연합인 EU를 떠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해 한동안 언론은 물론이고 각나라의 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들이 촉을 곤두세웠다. 영국에서 실시하는 국민투표가 마치 우리나라에서 선거를 하는 마냥 생중계하고 있어서 놀라웠다. 결국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잠정적인 결론이 났고, 브렉시트는 영국 뿐 아니라 각 나라의 경제 기관들을 들썩거릴만큼 큰 영향을 미쳤다. 그들이 떠나간 자리를 보며 스스로 생존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과 그들이 한데 모아져 있는 유럽연합이 미치는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앞으로 유럽으로 여행을 갈 때 영국으로 들어가거나 나가는 경우를 다시 재편한다는 뉴스를 보며 브렉시트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이 있었다.

유럽연합 중에서도 세계를 이끌어 갔던 나라 중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그리스 등을 대표적으로 꼽고 있지만 섬나라인 영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개인적인 면면을 많이 보이는 나라고, 유럽에서 통용되는 유로와 달리 파운드를 쓰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그들의 색깔을 많이 내세우고 있다. 그런 점에 있어서 프랑스는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고 있었음에도 자국의 권리를 내세우지 않고 오롯하게 지켜가는 나라로 느껴졌다. 앙드레 모루아는 <영국사>를 시작으로 <미국사> 그리고 많은 편집자들의 요청으로 자국의 역사인 <프랑스사>를 집필했다.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는 수식어가 붙을만큼 세계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던 영국의 기록들과 청교도의 심한 박해로 산타마리호라는 배한척으로 떠났던 청교도인들이 뿌리를 내린 미국의 역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모태는 영국이다. 그들이 내세운 권리와 영광, 그들의 정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두 나라와는 달리 현대 민주주의의 의미와 정신을 내세운 프랑스와는 또다른 격차가 느껴진다.

프랑스 인종이란 것이 존재했던 적은 없다. - p.22

"영토는 빼앗겨도 정신은 빼앗기지 않는다." - p.826

로마사를 읽다보면 갈리아의 용병을 모아 싸움을 했다는 글귀를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앙드레 모루아는 프랑스의 기원을 이 지점부터 시작한다. 영국과 프랑스가 벌였던 백년전쟁과 종교전쟁, 루이 14세의 절대 왕정, 번영과 쇄락을 통해 보여준 한계점과 프랑스 혁명, 왕정의 몰락, 공화국 수립, 1.2차 세계대전, 제 4.5 공화국을 넘어 프랑스가 가야할 길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무엇보다 가장 흥미롭게 본 이야기는 루이 14세의 이야기와 프랑스 혁명 그리고 1.2차 세계대전에 관련된 이야기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앙드레 모루아의 필치를 통해 그가 풀어낸 이야기는 군더더기 없는 통찰과 섬세한 필치로 프랑스의 정신과 힘에 대해 이야기를 논하고 있다.

역사를 좋아해서 세계사에 관련된 책들도 여러권 읽어봤다고 생각했지만 프랑스 역사만을 다룬 책은 처음 접했기에 그가 중심을 잡고 말하는 사건에 대한 코멘트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은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프랑스에 대한 역사는 일부분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절대 권력의 왕정 국가였던 프랑스가 자유와 평등을 외치며 현대 민주주의의 발판을 만들었던 역사의 발걸음을 하나하나 느끼며 그들이 투쟁하며 얻어낸 것이 얼마나 값진 것이었는가를 다시금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