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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창의력을 찾기 위한 노력들.

내 안의 중요한 뇌관을 찾는 일이 비단 나 혼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이 살짝이라도 나를 흔들어줬을 때 나는 비로소 내 안의 중요한 뇌관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이 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광고인 박웅현씨의 또다른 책은 아니지만 그가 몸담고 있는 곳에서 '주니어보드'를 만들었다. 광고인을 꿈꾸는 대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광고 제작 현장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생각, 새로운 크리에이티브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광고 회사 TBWA가 만든 사회 공헌프로그램이다.(P.24)<사람은 누구나 폭탄이다>는 주니어보드에 뽑힌 멤버들이 스피치 프로젝트 '망치'의 로 들어가 대학생들에게 대중강연을 하게 만든 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내용이다. 망치의 역사적인 현장의 생생함과 그들의 창의력 실험의 현장의 과정을 세밀하게 담았다.

눈만 뜨면 익숙하게 듣는 '창의력'이라는 글자를 조금 더 세분화 시켜 어떻게 창의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인가를 앞으로 광고인이 될 그들에게서 찾아본다. 그들로 말하자면 아직 가공되지 않는 원석같은 존재이기에 그들의 생각을 원천으로 TBWA의 팀원들이 멘토가 되어 그들의 작업을 관리하고 모자란 부분이 있거나 넘치는 부분이 있으면 객관적인 시각으로 그들을 컨트롤해줌으로서 각각의 색깔에 맞는 스피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고 한다. 누구나 창의력이 자신의 머릿속에 숨겨져 있지만 누군가 자신의 장점을 캐치하여 꺼내줄 때 그 사람은 비로소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누구나 다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아직 자신의 머리 속에서 꺼내지 않는 원석을 누군가 알아봐주고 꺼내주는 역할을 그들이 한다는 것을 반복하며 시간이 지날 때마다 그들의 작업을 완성도 있게 고쳐나간다.

과정 관리라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기서 중요한 건 매우 사소한 디테일도 놏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제를 정했어. 내용을 발전시켰어. 자, 이제 할 말은 다 정리한 거야. 스크리트까지 준비가 된 거나 마찬가지야. 그런데 우리는 이걸 라디오 녹화방송으로 전하는 게 아니라 400명의 청중 앞에서 실시간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거잖아. 그렇다면 뭘해야 할까. 스피치 자체의 연습은 물론 스피치를 하는 동안 띄울 슬라이드에 대한 준비도 치밀하게 해야 한다. - p.47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내용만큼 형식도 소홀하지 말아야 한다는 문맥으로 읽어야 옳을 것이다. 같은 말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창의력 또한 마찬가지다. 좋은 내용이 좋은 형식을 만날 때 비로소 창의력은 온전한 힘을 얻는다. - p.63

창의력이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풀어 보면 더 명확해진다. 즉, 창의력이란 남들도 다 보는 것을 무심코 보고 흘려 듣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적극적으로 보고 주의 깊에 들음으로써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 p.68~69

창의력을 키우려면 '시선'을 바꿔야 한다. 다시 말해, 같은 대상도 늘 보던 대로가 아닌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게 보라는 말. 생각을 바꾸는 일보다는 쉽게 들린다. - p.112

만약 당신이 떠올린 어떤 아이디어가 정말 괜찮다는 확신이 든다면, 그다음 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오직 그걸 되도록 만드는 일에 온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어느 순간 지칠 수도 있고, 어느 순간 잘못된 길에 들어선 것처럼 불안할 수도 있다. 감히 말하건대 깊은 끝까지 가봐야 안다. 끝까지 놓지 않고 집요하게 매달려야 한다. 그렇게 가까스로 얻어진 결과물에 창의적이라는 수사도 따를 것이다. - p.147

박웅현씨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잘 읽히는 것과 동시에 우리가 창의력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생각만 할 뿐 실천하지 못하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같은 이야기를 어떻게 다듬고 매만지는거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물이 나오듯이 원석같은 그들이 멘토들을 만나 하나의 반짝거리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를 생각해본다면, 우리 역시 그들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면 충분히 반짝거리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한 것들을 다시 되새기면서 책장을 넘겼음에도 여기저기 포스트잇을 많이 붙이며 읽었다. 늘 익숙한 것이라도 처음 보는 것처럼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선과 자신을 끄집어내는 노력이 더해져야 창의력이라는 것이 조금씩 생겨날 것이다.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과 함께 이 작업을 한 대학생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창의력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그들과 같이 노력에 노력을 더한다면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으로 될 수 있을 것이라던 그의 말에 끄덕이며 책을 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