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학 거장들의 삶과 사랑, 작품에 대한 이야기.

 시내에 나갈 때면 종종 대형 서점에 들러 눈요기로 책 구경에 나선다. 서점에서 제일 자주 가는 코너는 문학과 인문서적이 가득한 곳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영문학 소설 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독일, 스웨덴 할 것 없이 다양한 문화권의 책들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영문학과 일본 소설이 강세라고 여겨졌는데 요즘에는 북유럽 소설들이 강세인 것 같다. 많은 국가의 책들을 여럿 접하고 있지만 책을 접하다보면 대개 영미권 문학들의 책을 즐겨읽고, 소위 코드가 맞다. 학생 때 배운 영문학 수업은 무척이나 따분했는데 거장들의 책을 하나씩 접할 때마다 왜 그리 재밌는지. 고전을 매일 매일 읽을 수는 없어도 끊임없이 그 끈을 놓지 않는 것은 그들의 문장과 시공간을 떠나 지금까지도 그들이 써내려간 이야기가 너무나 인간 사회에 맞닿아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영문학 스캔들>은 영문학 거장인 25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W. B.예이츠부터 T. S. 엘리엇, 로버트 브라우닝, 에드거 앨런 포, 실비아 플라스, F. 스콧 피츠제럴드, 오스카 와일드, D. H. 로렌스, 버지니아 울프, 아서 밀러, 테네시 윌리엄스, 어니스트 헤밍웨이, 찰스 디킨스, 유진 오닐, 윌리엄 셰익스피어, 나다니엘 호손, 제임스 조이스, 조셉 콘래드, 토머스 하디, 윌리엄 워즈워스, 제인 오스틴, 에밀리 브론테, 존 키츠, 에밀리 디킨슨, 바이런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거장들의 삶과 사랑, 작품에 관한 일화를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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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책을 접한다고 접했지만 아직까지 접하지 못한 시인들과 소설가들이 많다. W. B.예이츠나 T. S. 엘리엇의 시는 꼭 한번 그들의 시를 음미해보고 싶었으며 실비아 플라스의 경우 최근에 그녀의 책들이 많이 나와서 그녀의 이름이 각인되었다. 책 속에 소개된 실비아 플라스의 삶은 너무나 영화 같아서 그녀가 왜 자신의 목숨을 던질 수 밖에 없었는가에 궁금증이 일었다. 조만간 그녀의 책을 통해 그녀의 내면을 알아보고 싶다.

F. 스콧 피츠제럴드는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작가이지만 개츠비 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단편을 보고 단번에 반한 작가다. 이 단편을 보기 전까지는 단편소설보다 장편소설을 좋아했지만 이 작품을 보고 나서 단편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오스카 와일드는 심미주의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일본의 미시마 유키오와 비견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놀라는 작가 중 한명이다. 일일이 그들의 작품을 열거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은 영문학사에 이름을 드높인 인물들이지만 그들이 써내려간 작품 속의 주인공처럼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는 못했다.

작품에 대한 혹평이 그들을 괴롭히거나 배우자의 불륜이나 사랑하는 이를 잃는 슬픔이 그들을 괴롭혔다. 인생의 희노애락에서 그들의 삶은 너무나 치열했지만 그들이 겪은 경험들은 그들의 내면 속으로 들어와 그들이 써내려간 작품에 깊이 녹아들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제인 오스틴의 이야기도 영화 <비커밍 제인>을 통해 알게 되었듯 그들이 열망하여 꿈꿨던 것들이 현실 속에서 일어나지 않을 때, 그들은 작품 속에 자신의 열망과 욕망을 마음에 품고 깊이 깊이 자신의 작품에 투영했을 것이다. 그들의 분신들을 우리는 지금까지도 머릿속 깊은 곳에 각인 시켰던 이유는 그들의 마음에 휩쓸고간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탄생한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