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어둠의 그림자.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망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몸속에 보이지 않는 장기처럼 어디선가 꿈틀대는 나의 주머니.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욕망이 어느 정도의 무게감에 따라 그것이 사회적인 이슈가 되기도 하고 때론 소리소문도 없이 흩어져 버리는 바람 같기도 하다. 김두식 교수의 <욕망해도 괜찮아>는 사회적인 이슈와 그가 경험한 것들에 대한 그의 사견들이 들어있다. 깨알같은 자랑으로 독자에게 재미룰 주려고 했지만 웃음에 대한 코드가 달라서 일까? 그의 자랑이나 어렸을 적 이야기들이 오히려 책을 읽는내내 방해가 되었다.

 

김두식 교수는 우선 자신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그어놓은 선을 조금이나마 넘어보이기를 바라면서 글을 쓴 글이기에 더 그의 사담이 많이 들어갔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가 이야기한 것들이 그를 둘러싼 환경의 사람이 아니고서는 공감하기 힘든 그들만의 리그에서 한발짝 발을 디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가 이야기하고 하는 논지는 뒷부분에서 더 빛을 발한다.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무감각한 편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무지했구나 하는 자각이 들었다. 연일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스캔들 보다는 화이트칼라들이 저지르는 사건의 핵심을 바라보는 것, 그들의 시선을 의심하며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는 것. 김두식 교수는 그것을 의심하며,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고 보면 내가 욕망했던 것들은 펑하고 터지는 것들이 아닌 바람처럼 스르르 사라지는 것들었는데. 사회적인 규범과 극명하게 그어지는 선보다는 사회적인 시선과 그로인해 압박감을 가졌던 아이들이 훗날 자라지 못한 소년의 모습으로 큰 사건들을 일으키게 한다. 우리가 늘, 듣고보는 뉴스의 중년 아저씨들이 핫이슈가 되는 경우다. 낯설지 않는 기사들.

 

저자 역시 화이트 칼라의 시선으로 색과 계에 대한 규범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다소 기독교적인 시각이 많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별 반을 뺐지만 그가 이야기한 각가의 에피소드는 한 번쯤 우리가 사회가 갖고 있는 맹점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법을 전공한 그의 이야기는 심도있으면서도 판검사, 변호사들이 생각하는 '법'과 일반인이 바라보는 '법'의 관점을 바라보는 시각을 날카롭게 그리고 있다. 누군가 자신의 자리에서 조금씩 자신의 선을 넘어가는 용기는 앞으로 일어날 큰 사건에 오르내리지 않는 자기방지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그들만의 리그라고 혹평했지만 그런점에 있어서 김두식 교수의 글을 유쾌하면서도 자신이 속해있는 사회에 대해 조금이나마 다른 시선으로 통찰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