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순전히 내용 때문에 봤다. 타란티노 감독이 사무라이 영화에 바치는 헌정영화와도 같은 1편은 그래서 그런지 검술액션의 진수를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영화에도 격투장면은 나오는데,초반에 브라이드가 복수를 하기 위해 악당의 집을 찾아갔을 때이다. 아마도 이 격투장면은 원화평이 무술지도를 한 것 같은데,원화평의 무술지도는 1편에서만큼은 별로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2편에서 더 많은 활약을 펼친다. 1편의 전체적인 무술이나 액션은 일본배우 소니 치바가 맡았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도 타란티노 답게 약간은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데,우리나라에서 그것이 짤린 점이 아쉽다. 사람이 반토막이 나는 장면이라든가,또 피가 튀기는 장면 등이 그것인데,일본판에서는 무삭제에 우리나라처럼 흑색처리를 하지 않았다고 하니 새삼 일본이 부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어떡하겠나?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술집에서의 액션과 마지막 눈 내리는 마당에서 펼쳐지는 루시 리우와의 검술액션이다. 이소룡 트레이닝 복을 입고 싸우는 우마 서먼의 검술솜씨는 정말 대단하다. 수 많은 적들을 단번에 처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반가운 것은 이 영화에 7~80년대 홍콩고전영화와 액션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유가휘와 TV시리즈 <쿵푸>에 나왔던 데이빗 캐러딘이 출연했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소림36인방>으로 잘 알려진 그는 무술감독인 유가량의 동생이다. 이것도 전적으로 타란티노의 출연요청에 따랐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2편에서도 등장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반면,<쿵푸>의 데이빗 캐러딘은 이제 얼굴에 주름살이 더 늘어난 것 같아서 아쉽다. 아마 관객들은 1편에서 그를 자세히 못 봤을 것이다. 2편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데,그가 바로 빌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미 2편은 미국에서 개봉하여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5월 16일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한다. 타란티노의 말대로 2편에서는 한국인 캐릭터를 볼 수 있을 지? 또,무술액션은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그리고 나머지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 지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참,<킬빌2>가 개봉할 때 <시체의 새벽>이라는 좀비영화가 개봉하는데,<킬빌>이 심의에서 15초 정도 잘린 데 반해 <시체의 새벽>은 무삭제로 개봉이 가능하게 됐다는 것이다. 잔인한 건 좀비영화인 <시체의 새벽>이 잔인할텐데... 정말이지 우리나라 심의가 이상한 것 같다.

2004/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