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토요명화를 통해 <존 큐>를 보게 되었다. 그러나 보는 순간 나는 눈물이 주룩 흘러나왔다. 내가 영화를 보고 그렇게까지 운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감동적이었고,미국의 속내를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심장병으로 쓰러진 아들을 구하기 위해 병원으로 데려가지만,존 큐는 비정규직 근로자에 보험마저 인정되지 않아 심장병 대기자 명단 등록비와 수술비를 구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러나 존 큐는 돈을 목적으로 수술을 하는 의사의 행태를 보고 병원을 점거하고 아들의 수술을 하라고 협박한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는 것이 우리 아버지들의 참모습이다. 이 영화에서도 모정보다는 부정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일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영화는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악평을 받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흑인들이 아직까지도 저런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리고 의료보험의 폐해 말고도 무능력한 경찰의 모습과 시청률에 쫓긴 미디어의 행태까지 동시에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영화의 수훈갑은 단연 덴젤 워싱턴이다. 눈물나는 부성애 연기로 역시 덴젤 워싱턴이라는 칭찬을 받았다. 솔직히 그가 출연한 영화 중 <필라델피아> 밖에 보지 못했지만 이 영화를 보고 덴젤 워싱턴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 만큼 나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던 영화다. 비록 마지막에는 결국 존 큐가 유죄를 선고받고 감옥으로 가지만 말이다. 그리고 연출을 맡은 닉 카사베츠의 차기작 <노트북>도 기다려진다.

2004/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