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내가 힘들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사교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도 있고 낯선 사람을 가리는 편이기도 해서 처음엔 만들기가 쉽지 않지만,대신 한번 만들면 사소한 얘기라도 친구들에게 많이 하는 편이고 또 친구들의 사소한 이야기도 잘 듣는 편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친구들을 사귀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다 유혹의 기술이라니.. 나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마음도 모르는데 상대방의 마음을 어떻게 알고 유혹할 수 있겠는가? 그 기술만 알 수 있다면 나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텐데 말이다.

 

이 책 <유혹의 기술>은 사랑,정치,비즈니스,전쟁 등 각기 목적은 달랐지만 단 하나의 전략인 유혹을 실천한 인물의 예와 함께 나오는 여러가지 유혹의 종류들과 단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뛰어난 외모가 아니었던 단눈치오,클레오파트라가 어떻게 이탈리아에서 인기있는 사람이 되었고 카이사르,안토니우스를 꼼짝 못하게 만들었으며,자신의 뛰어난 성적 매력을 바탕으로 영화배우로 한획을 그은 마를린 먼로,우리가 바람둥이의 대명사로 알고 있는 카사노바,강력한 카리스마로 프랑스의 대통령을 역임한 드골,자신을 드러내는 걸 싫어해 대역을 사용할 정도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주저하지 않았던 화가 앤디 워홀,트루먼 대통령 집권 시기를 가장 불행한 시기라고 비판하며 '뉴프론티어' 정신으로 대통령에 오른 존 F.케네디 등 역사상 가장 유명했던 이들이 공통적으로 취한 전략이 '유혹'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유혹'은 크게 싸워서 뺏는 게 아니라 그들을 스스로 무릎꿇게 하고,상대방을 잘 알아야 하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나를 믿게 만들고 계속해서 상대방에게 자신에 대한 관심과 욕망을 자극시키는 것이 바로 '유혹'의 전략이라고 저자인 로버트 그린은 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오래 전부터 '유혹'이 얼마나 역사에서 중요했는지 알 수 있었다. 그저 '유혹'이라고 하면 남녀 사이의 일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게 아니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사랑 뿐 아니라 정치,전쟁,비즈니스 등 여러 분야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그저 유혹의 종류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상 유명한 인물들의 사례를 들면서 동시에 그 유혹들의 치명적인 단점을 소개하고 있는 점과 마지막 부록으로 대중을 사로잡는 법 등 여러가지를 소개하고 있어서 나 같이 처음 접해보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지만,한편으로 그런 설명 부분에 있어서 조금은 난해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책 한 권으로 완벽한 유혹을 만들어낼 수는 없겠지만,자신의 위치,현실에서 어떤 유혹을 하는 게 좋은 지 구별해내는 것 정도로 이 책을 본다면 어느 정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러한 점에서 한 번 읽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읽어볼 것이다.

 

20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