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원제는 <서담용위>이다. 담력이 쥐(?)같은 용위라는 뜻이다. 용위는 이 영화에서 장학우가 맡은 배역으로,무술실력이 별 볼 일 없이 대역만 쓰는 배우다. 그러나 이 영화 후반부에서의 용위는 전혀 다르다. 완벽한 무술실력을 선보이며 악당을 이긴다.

 

그런데도 제목이 <탈출>로 알려진 데에는 구성이 헐리웃 영화 <다이하드>와 비슷하기 때문인 것이다. <다이하드>에서도 일본 빌딩을 점거한 테러리스트에 맞서 브루스 윌리스가 활약하듯이,이 영화에서도 이연걸이 대활약을 펼치게 되는 것이다. 왠지 무술액션이 빈약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그렇지만 총격 액션과 함께 곳곳에 무술액션도 숨겨져 있다. 역시 무술감독을 맡은 원규다운 액션이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제작비가 필요했을 것이다. 왕정 다운 영화다. 왕정은 자기 영화를 쓰레기 영화라고 표현한다지만 그래도 이 영화만큼은 쓰레기 영화가 아닌 것 같다. 장학우의 코미디와 이연걸의 정통액션이 잘 어울러졌다. 그렇지만 장학우가 연기하는 용위라는 배역이 왠지 성룡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에 <시티 헌터>의 감상평을 쓸 때도 밝혔었는데 이 영화에서 마지막에만 호평이었지 처음부터 중반부까지는 완전히 악평이다.

 

이 영화의 명대사를 추천한다면 악당이 하는 "사람은 남에게 의지해서는 안돼"라는 대사는 이연걸이 범인을 찾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그리고 명장면을 추천한다면 장학우와 주비리의 마지막의 격투장면을 꼽을 수 있겠는데,성룡의 영화 <폴리스 스토리2>,<취권2>,<시티 헌터>의 격투액션 장면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다만,만약에 연출을 원규가 맡았더라면 무술액션이 좀 더 강조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나타난다. 그러면 제작비도 더 줄일 수 있었을까하는 미련이 남는다. 몇 번 보아도 질리지 않고 계속해서 보게 되는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2004/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