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 동산의 아담과 이브 이야기를 시작으로 사탄과 라파엘의 싸움에서 라파엘이 간신히 승리하고 이후 고흐의 이야기가 나온다. 고흐는 순이라는 조선 여자와 결혼하는데,선교사 리델과 함께 임신한 몸으로 조선으로 돌아가는 배에서 쌍둥이를 출산하고 세상을 떠난다. 고흐의 자식이 된 두 아이는 이후 나중에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저자가 두 아이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이 작품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에덴을 배경으로 하여 라파엘,사탄,루시퍼,고라에다 빈센트 반 고흐라는 유명 인물과 실존 인물을 섞은 것,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과 그림 속 세계을 왔다갔다하는 구성으로 독특한 판타지 문학을 선사하고 있는데,작가의 상상력이 꽤 뛰어나게 느껴진다. 고흐가 조선인 여자 순이와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게 된 것도 그렇고,작품 각 장 마지막에 성경의 글귀를 실어놓은 것도 그렇고,빈센트 반 고흐의 두 그림을 사탄과 관련된 소재로 이용하는 등 1,2권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빈센트 반 고흐는 중요한 캐릭터인데,그의 실제 성격을 악마의 등장과 관련시키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쌍둥이 형은 악한 성품을 가지고 있어서 고흐의 그림을 이용해 무저갱에 떨어진 사탄을 다시 꺼내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것이고,그 때문에 둘째의 손주 민우,지우가 형이 세운 전시관에 갔다가 그림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2권에서 그들은 각자 다른 길을 걷게 되는데,여기서부터 약간 복잡한 플롯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자칫 흐름을 놓치면 읽기에 어려운 작품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판타지 소설을 처음 접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꽤나 많은 등장인물과 복잡한 배경 때문에 빠르게 읽히기는 했지만 조금은 복잡한 구성이어서 자칫 몰입이 쉽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 1,2권 밖에 읽지 않았지만,여기에 나오는 등장인물 덕분에 다음 3,4권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다만,이야기의 재미와 긴장을 조리있게 버무릴 수 있는 세공력이 조금은 다듬어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다. 또한 이야기에 종교적인 색깔이 많기 때문에 읽기에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읽고 나서 다른 뭔가 비슷한 작품을 금방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2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