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삶은 호흡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또 종이로 시작한다면 너무 과장된 이야기일까?
절대 과장되지 않았음을 이 책 <종이로 사라지는 숲 이야기>를 읽고 느꼈다. 
너무나도 일상화되고, 익숙한 생활 속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종이. 
과연 종이 없이 하루를 살수 있을까? 익숙해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나 포함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NO"라고 대답할 것 같다.

      

하루 종일 사용하는 종이의 종류이다. 알게 모르게 무심결에 사용하는 종이.
그야말로 종이 천국에 살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로 전자서류가 종이의 자리를 대신 메김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종이 수요는 막강하다.
세계적으로 봐도 종이를 소모하는 대륙별 나라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북미와 유럽, 러시아, 중국의 종이 소비량이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수 있고, 아프리카나 중동, 아시아 몇군데의 종이 소비량은
눈에 띄게 적음을 알 수 있다.
이 종이 사용량으로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를 콕 집어낼 수 있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러나 이 종이 사용량의 결과가 넓게는 자연과 환경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좁게는 숲을 파괴하는지 알게된다면 
마음 아파 울어야 되는 씁쓸함으로 되돌아오겠지..... 



종이는 나무로 만들어진다는 것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종이와 나무와의 상관관계가 책을 읽기 전에는 그렇게 악연으로 연결된 줄은 몰랐다.



종이의 수요가 많아질수록 숲에서 벌목하게 되는 나무의 수가 많아지고, 원시림은 자연히 훼손되고 파괴된다.
그리고 원시림의 파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책에선 이야기하고 있다.
원시림의 파괴로 숲에서 생명을 이어가는 다양한 생물과 동물들이 터전을 잃게 됨으로 그 종들이 멸종하게 되고,
자연재해(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종이의 화려한 변신이 참 역설적이다. 종이가 없어지지 않는 한 벌목은 계속 될 것이고,
조상 대대로 내려져 온 진귀하고 소중한 숲은 온데간데 없어져가고, 환경오염과 사람이나 동물에게 치명적 상처만 
남길 것이다.





한정된 고부가가치인 원시림의 대체수요를 찾다보니 벌목된 곳에 단일수종의 생장과 번식이 빠른 나무를 심게된다.
이 식물들은 생장하면서 뿌리, 나무껍질, 꽃가루, 잎들을 통해 생화학 물질을 발산한다.
이 물질은 다른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타감작용)

단일수종의 나무농장을 만듦으로써 벌목할 수 있는 시기를 20-30년으로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대체로 원시림은 한번 베어지고 다시 숲을 조성하기까지 몇백년이 걸린다고 하니깐....
제지업자들의 이윤만 내세우는 얄팍한 이기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종이를 아껴쓰고, 다시쓰지 않는 우리들의 낭비(200킬로그램 / 1년 종이 소비량)도 그들이 벌목하며 종이를 
만드는데 동기부여를 해줬겠지.....



미국이나 핀란드는 막강한 종이 소비국이면서 종이 생산국이다. 이에 비해 중국도 산업 성장의 여파로 계속 종이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미국이나 다른 여타 나라들과 구별되는 점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종이의 50%는 볖짚이나
사탕수수에서 버려지는 부분, 대나무로 만들어지며,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를 계속 재활용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종이를 만드는 중국의 장인들이 새삼 경외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는 서예가들로부터 최고의 종이란 격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직업과 그들이 만든 종이에 대한 자부심에서 진정 그들이 프로임을 느낀다.

"지속 가능한 삼림관리"는 산림과 산림 지대의 이용과 책무에 관한 방식이자 속도이다.
숲의 생물다양성, 생산성, 재건능력, 생명력과 잠재력이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지켜지도록 유지하는 것이고,
지역과 국가 세계 수준에서 숲이 생태적, 경제적, 사회적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유지하는 것이며, 다른 생태시스템을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다.(p44)

이 지속 가능한 삼림관리는 환경론자들만이 해결해야 될 과제는 아닌것이다.
세계가 협력해야 되고, 좁게는 제지업자들과 정부관리들 주민들이 공통으로 안고 가져가야 될 중요한 숙제인 것이다.
미래 우리 후세에 남겨줄 축복된 유산이니깐....





원시림의 무분별한 벌목과 단일수종 나무농장이 자주 언급되어진다.
종이 사용의 급증으로 벌목이 계속 이어지는 한 제지회사와 원주민은 평행선을 걸을 것이다.
그나마 환경을 보호하고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을 경우에만 펄프공장의 설립을 허가하며 투자를 하도록 
만든 금융회사의 자발적인 협약인 "적도원칙"이란 윤리적인 프로젝트가 있어서 다행이지만, 원시림을 보호하고
숲의 생명의 다양성을 지킬려면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올바른 판단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는 종이에 대한 소비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겠지.
재생 종이를 사용하는 것, 그리고 귀찮아도 선별된 분리수거(복사지나 종이팩은 다른 종이와 별도 분리수거)를 
하는 것이야말로 집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으면서 종이를 절약하는 기본적인 방법이 되겠지.  
이것은 한 사람이 나무 몇그루를 살릴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겠지.

*** 몇가지 제안 ***
1. 프린트나 복사하기 전 꼭 필요한건지 한번더 생각하고 이면지를 찾아 쓰자.
2. 종이 서류 파일을 만드는 습관에서 벗어나보자.(전자파일 이용)
3. 종이 한 페이지에 글이 더 많이 들어가도록 글 크기와 여백, 행간을 줄여보자.
4. 서류를 복사할 때 정확히 몇장이 필요한지 계산하고, 실수없이 복사를 하도록 하자.
5. 한번 쓴 봉투 다시 쓰자.
6. 온라인 뉴스를 보자.
7. 포스트잇을 사서 메모하기보다 사용종이의 빈 여백이나 봉투를 가위로 오려 사용하자.
8. 뜯어보지 않고 버리는 우편물이 계속 배달되면 보내지 말라고 알리자.
9. 티슈 대신 손수건을 다시 꺼내서 사용 하자.
10. 키친타월 대신 행주를 사용하자.
11. 카페나 음식점에서 되도록 냅킨을 사용하지 말자.
12.  휴지를 쓸 때 이전보다 적게 쓰도록 신경쓰자.

이상하게 책을 읽고난 뒤의 영향이었을까? 생활 속 종이가 사용되어지는 동선을 따라가게 되더라.
키친타월 대신 행주를 사용하며, 프린트기는 아예 없고, 손수건의 사용이 몸에 베었고, 휴지를 사용할때 의식화되어
적은 칸만 사용하게 되고.... 보고 듣고 행동하는 것이 삶의 일상을 변하게 하는구나.... 라고 느꼈다.
아직 구석구석 완벽한 재활용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도 천천히 조금씩 나의 삶의 습관을 바꾸면 되는구나......
한 사람의 노력이 별것 아닌것 같지만,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영향력이 모여 종이를 덜 사용하게 되고,
그로 인한 나무의 벌목이 줄어들게 되고, 지속가능한 원시림을 최대한 보존하게 되며,
지구 온난화를 막고, 사라지는 동식물들의 터전을 지키는 것이고, 물 부족을 해결하고, 숲에 사는 원주민들의 삶을 빼앗지 
않는 것이고........ 작은 변화들이 숲을 살리고, 환경을 지키는 지름길임은 분명한 것 같다.

J.K 롤링의 책을 출판하는 캐나다 출판사 레인코스트 북스사가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재생지로 찍기로 결정했으며,
한번의 인쇄로 나무 39,000그루를 살렸다고 한다.
’해리포터의 책이 머글 세계에 존재하는 근사한 숲들을 구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숲들은 오랑우탄, 늑대와 곰 같은 마법의 동물들의 보금자리랍니다’ 
캐나다 판에 저자의 글이 실려져있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전 세계의 팬들에게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이며, 
출판업계의 국제적 움직에 불꽃을 지폈다고 한다.

영향력있는 한 사람의 의식적인 행동이 한 사회를 변화시키는데 얼마나 중요하며,
한 사람의 구별된 행동의 불씨가 전소될 수 있는 원시림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데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킴을 알게 되었다.





참 좋은 책 읽었다. 행동하게끔 만드는 책이라면 답이 되었을까?
사소하면서도 무분별했던 종이에 얽힌 엄청난 이야기들을 접하고보니 새삼 내 주위의 종이가 그냥 종이로 보이지 않는다.
숲과 나무들, 동식물들, 원주민들, 환경.... 운명이 내 손에 달렸다는 것.....
표백제 투성이인 눈부시게 하얀 종이를 사용하길 즐겨하기보다 누런 재생종이라도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편지가 된다면 더 좋겠지.....

종이, 벌목원시림의파괴, 나무농장, 재생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