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가장 절실하게 와닿은것은 바로 ’나’였다.
비약적이긴 하지만 내가 책 속의 사스퍼거였던 것은 아닐까 하고 겁이 났다.
자신에게만 관대하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는 지독한 이기주의자. "사스퍼거"
성경에도 말하고 있다.
"보라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찌하여 형제에게 말하기를 나로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게 하라 하겠는냐"
(마태복음 7:4)
자신에게 씌워지고 가려진 티는 망각한채, 오로지 다른 사람의 헛점을 비집고 꼬집고....
마음이 아팠다. 혹여 내가 은연중에 다른 사람에게 상처준 사람이 아니었는가!! 하고...
그래서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무거웠음은 어쩔수 없었다.
항상 관계란 것이 주고받는 지극히 합리적인 것임을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아니었다. 
주고받는 그 무언의 합리성이 아니라, 바로 그 속에서 싹트는 情이었던 것이었다.
그 속에서 인간관계가 두텁게 끈끈하게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관계’를 맺어왔다. 인간도, 자연도, 생물도, 동물도......
그 관계 속에서 은연중에 역사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서로간의 암묵적인 약속 "배려"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배려"는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쓴다는 뜻이다.
이런 마음들 때문에 인간과 자연이 오랫동안 서로 공존할 수 있었던 이유인것 같기도하다.
역사가 오래된만큼 여전히 이 단어 "배려"는 행복과 즐거움과 성공 조건의 롤모델인 셈이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겠지.



책의 주인공은 위 차장. 
자기만 아는 진정한(?) ’사스퍼거’
직장내에선 또래보다 나이보다 더 빨리 승진에 골인하며, 기세등등 성공을 향해 달린다.
가정에선 가족에 대한 사랑과 필요보다 자신의 일이 먼저인 사람이다.
이런 사람에게 배려란 심성을 갖다붙이기 민망하다.
외국계 합작회사인만큼 성공의 관건은 단연 개인의 능력만 판단되는 사회이고,
회사에 도움이 안되는 사람은 일찌감치 퇴실조치는 당연지사이고,
피도 눈물도 없는 사회이다.



그 속에서 위 차장은 승진을 하게되지만 원치 않는 부서의 將이 되고, 
인도자란 회사 고문을 비밀리에 만나게 되고, 부서의 특이한 사람들과 만남으로 
그의 인생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전엔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보이고, 그들 속에서 따뜻함과 여유를 만나게 된다.

옮겨진 부서는 회사내 조건을 달성하지 못하면 없어지게 될 부서, 구조조정 될 사람들이었다.
그 무엇보다 협력업체들과 고객사의 지지와 신뢰를 받아야하는 상황이었다.
그 현장속에서 주인공 위 차장이 얻게되는 소중한 마음의 가르침들이 들어있다.



매사 일을 즐기지 못하고, 원리원칙에 딱 맞게 일한 위 차장...
사소하게 생각한 잘못들 때문에 남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었다.
그것이 자기에게 되돌아 온 줄도 모르고...
그래서 그는 늘 따돌림 당했고 혼자였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일을 즐기는 법을 몰랐으니 늘 쳇바퀴 돌듯이 앞만 꾸준히 보고 갔겠지. 
주위 가족이나 회사 동료들이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도 모르고.... 그러니 세상살이가 힘들었겠지.

"좋아하는 것을 넘어서는 게 즐기는 것이다. 
즐겁게 일하면 어려움이 있어도 그것마저 즐거운 눈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이 위 차장에게 당장의 위로는 되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변했겠지....



위 차장이 ’우리 함께 하는 세상’이란 제목으로 고객사 178명에게 보낸 이메일이다.
’배려’를 너무너도 잘 표현한 예화인 것 같다. 이 메일로 인해 귀중한 승리의 잔을 마시게 된다.
이 메일은 당장 표가 나진 않지만, 나중에 사람을 얻기 위한 귀중한 자산이 되니깐....


<논어>이야기
논어는 인간과학을 집대성한 것이다. 
핵심 키워드는 ’인(仁)"이다.  어진 마음.
논어는 실천과학이다. 알고 깨닫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인(仁)이란 글자는 사람 인(人)+두 이(二)의 결합이다. 즉,

사람이 둘만 모여도 서로를 위해 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곧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씨라는 것이다.
그렇게 위하는 마음이 인(仁)이다.
나의 삶을 잘 살아가며, 남과 조화를 이루고, 
결국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지혜를 전해주고 있는것이 논어의 핵심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부족한지.... 
대화란 것도 쌍방간의 소통인데, 늘 일방통행을 했으니 진정한 대화의 부족에서 오는 삶의 괴리감이 더 컸던것 같다.
모든 인생(가정, 사회, 신앙)에서 문제는 바로 소통의 부재였던 것이다.
다른 사람을 진정한 마음으로 알게되면 얽힌 실타래도 풀릴것 같은데, 그 첫단추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탈무드 中)

한밤중에 어떤 단체에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겼다. 
회원들은 다음날 아침 6시에 긴급회의를 소집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아침, 회의실에 모였을때 회원은 모두 일곱 사람이었다. 
여섯사람의 회동이었는데, 아무도 부르지 않은 한 사람이 온 것이다.
회장은 그들 중에 누가 불청객인지 알 수 없었다.
회장이 말했다.
’여기에 나오지 말아야 할 사람은 당장 돌아가시오’
그러자 그들 중에 가장 유능하고 가장 필요한 사람이 나가버렸다.
그는 부름을 받지 않은채 잘못 알고 나온 일곱번째 사람에게 굴욕감을 주지않기 위해 자신이 나가버린 것이다.

일곱번째 사람이 무안하지 않도록 신경써준 가장 유능한 사람의 최상의 ’배려’였다. 
겸손함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나싶다. 그래서 더욱 도전이 된다. 
가장 유능한 사람이 가장 겸손할 수 있다는 것....



위 차장이 처음부터 승진되어 옮겨온 곳은 그야말로 황무지였다. 
자신의 승진과도 거리가 먼...
그러나 그 황무지란 곳에서 그가 찾은것은 인생에서 정말 값으로 따질수 없는 귀한 보물이었다.

마음을 열고, 솔직해지니깐 사람들이 그를 존중해주었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을 전하고 그렇게 소통해가면서 하루하루를 즐기는 삶...
이런 자잘한 일상들이 모여 인생을 만들어감을 체험한 것이다.
비로소 배려의 가치를 깨달은 것이다.

  

인생을 바꾸는것은 엄청나게 큰 일들이 아니다.
평소에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던 사소한 것들이 때론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중대변수로 등장한다.
배려는 나를 넘어서는 도약대. 그래서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연결고리.
사람은 능력이 아니라 남에게 베푼 배려로 자신을 지키는 것이다.



<배려의 다섯가지 실천포인트>
1. 배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이다.
2. 배려는 받기전에 먼저 주는 것이다.
3. 배려는 날마다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4. 배려는 자연스럽고 즐거운 것이다.
5. 배려는 사소하지만 위대한 것이다.

배려는 만기가 정해지지 않은 저축과도 같다고 말한다.
일방적인 나만의 배려가 억울할수도 있지만, 이것이 계속 쌓이다보면 언젠가는
나에게 있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시점의 중요한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만기가 정해지지 않은 저축이라니깐, 열심히 배려해야겠지. 
지독한 이기주의자 ’사스퍼거’보다 마음 따스한 ’배려의 여신’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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